MB도 이용한다는 명품 안락의자는

머니투데이 올레순드(노르웨이)=김정태 기자 2011.04.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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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피요르드의 자연을 담은 북유럽 최대 가구회사 '에코르네스' 공장을 가다

노키아 휴대폰, 볼보 자동차, 이케아 가구, 레고 장난감, 뱅앤올룹슨 오디오….
누구나 한번 쯤 들어봤을 브랜드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정답은 모두 북유럽산 브랜드들이다.

↑노르웨이 올레순드시에 마련된 에코르네스 전시장 전경. 에코르네스는 가장 편안함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다.↑노르웨이 올레순드시에 마련된 에코르네스 전시장 전경. 에코르네스는 가장 편안함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실용적이면서도 간결하고 담백한 디자인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 이들 브랜드의 특징이다. 여기에 노르웨이 최대 가구업체인 에코르네스의 안락의자 브랜드 '스트레스리스'도 북유럽에서 나온 세계적 명품 브랜드 대열에 최근 합류했다.



에코르네스는 '리클라이너' 기능을 갖춘 쇼파와 안락의자로 유명하다. 리클라이너란 사람이 쇼파나 의자에 앉았을때 등받이가 젖혀지면서 가장 자연스럽고 최대한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에코르네스는 1971년 '스트레스리스'란 브랜드로 출시한 이후 노르웨이는 물론, 전 세계 45개국에 수출해 지난해 57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09년 매출액(5175억원)보다 약 11% 성장한 것이다.

↑피요르드 절경과 어우러진 시킬번 마을에 공장이 있다.이곳에서 매일 1500개의 스트레스리스 의자가 생산되고 있다.↑피요르드 절경과 어우러진 시킬번 마을에 공장이 있다.이곳에서 매일 1500개의 스트레스리스 의자가 생산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서쪽. 원시의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장관을 이룬 배경에 동화 속에서 나올 법한 예쁜 집들이 어루어져 한폭의 서양화를 연상시키는 피요르드의 도시 올레순드(Alesund)가 있다. 여기서 배를 타고 50분 가량 들어가면 에코르네스의 메인 공장이 있는 '시킬번피요르드(Sykkylven Fjord)' 마을이 나온다. 시킬번 마을에는 7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이 중 1700명이 에코르네스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공장 전경에는 컨테이너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벌크선이 정박할 수 있을 정도로 국제 규격의 선착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을 통해 EU국가와 아시아에 에코르네스의 쇼파와 안락의자가 수출된다. 하루에 1500개의 안락의자를 생산하는 이 공장은 새벽 6시부터 밤11시까지 2교대로 가동된다. 직원들은 하루 평균 7시간 30분을 일하고 평균연봉 5만유로(8000만원)를 받는다. 정년은 67세이지만 80세가 넘는 할아버지도 일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맞벌이, 3대가 일하는 가족들이 많다보니 아이들도 회사에 종종 눈에 띈다.

↑에코르네스 공장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마친 후 자신들이 만든 스트레스리스 의자에 안자 담소를 나누고 있다.↑에코르네스 공장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마친 후 자신들이 만든 스트레스리스 의자에 안자 담소를 나누고 있다.
직원 식당도 인상적이다. 전면 유리의 둥근 창호 밖에는 피요르드의 절경이 펼쳐져 있다. 직원들은 자사 제품인 쇼파와 의자에서 여유롭게 호텔식 해산물 요리를 즐긴다. 이곳에서 좀 더 편안한 쇼파와 의자를 만들기 위한 직원들의 아이디어 회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스트레스리스 의자 공장 안은 50개의 로봇이 제작 공정에 맞춰 바쁘게 움직인다. 주로 목재와 철제 절삭과 도색 등의 공정이 자동화돼 있다. 가죽공정에 들어서니 많은 직원들이 보인다. 소가죽 재단과 재봉은 수작업을 거친다. 6개월 미만의 소 한마리의 가죽이 스트레스리스 의자에 사용된다. 리클라이너 기능의 프레임에 천연 소가죽으로 감싸진 것이 스트레스리스 의자의 핵심 경쟁력이다.


↑6개월 미만의 소 한마리의 가죽을 재단해 스트레스리스 의자에 입힌다. ↑6개월 미만의 소 한마리의 가죽을 재단해 스트레스리스 의자에 입힌다.
에코르네스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회사다. 창업주의 가족인 아베 에코르네스씨는 기술개발(R&D) 책임을 맡고 있을 뿐, 경영은 전문경영인인 올빈 톨렌씨가 하고 있다. 아베씨는 "가장 편안한 의자를 만드는 것이 최고의 디자인이자 나의 임무"라면서 "창업주 가족이 경영에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주의 조카 아베 에코르네스씨.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제품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다.↑창업주의 조카 아베 에코르네스씨.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제품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다.
에코르네스는 2005년 싱가포르에 아시아-태평양 지사를 설립하는 등 최근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그 중 한국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 한국에선 1999년 에이스침대 (27,900원 ▲300 +1.09%)가 에코르네스와 스트레스리스 의자의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가격대가 200만~300만원대로 고가이긴 하지만 2009년 매출이 8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약 1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 스트레스리스 의자를 두고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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