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타이 회장님 연봉이 4.7조원?.. 술 취한 회계장부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04.1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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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런궈 마오타이 회장 ↑위안런궈 마오타이 회장


“위안런궈(袁仁國·사진) 회장의 세전 연봉은 276억위안(4조6900억원), 세후로는 100억6500만위안(약1조7100억원). 위안 회장과 감사 및 고위경영층의 연봉 합계는 세전으로 1542억8900만원(약26조2280억원)이며 세후로는 495억5000만위안(8조4235억원).”

중국의 국주(國酒)로 통하는 마오타이(茅台)를 생산하는 꾸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가 지난 3월21일 발표한 ‘2010년 회계보고서’에 나온 내용이다.



이미 억이나 조라는 숫자가 나오면 우리의 감각은 무뎌지고 숫자는 하나의 통계에 지나지 않는다지만, 회장이나 임원들의 연봉이 이 정도라는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실제로 꾸이저우마오타이의 시가총액이 1633억3400만위안(18일 종가기준, 약 27조7600억원)이라는 것과 비교해도 뭔가 잘못된 것임을 금세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회사가 이런 엄청난 오류를 공식으로 인정한 것은 무려 18일이나 지난후이다. 꾸이저우마오타이는 지난 8일 “회계보고서에서 회장과 임직원들의 연봉은 단위가 '억 위안'이 아니라 '만 위안'”이라고 수정 발표했다.



억을 만으로 바꿔 계산하면 위안 회장의 세전 연봉은 276만위안(약4억6920억원), 세후 연봉은 100만6500만위안(약1억7110억원)이다. 임원 전체의 세전 연봉도 1542만위안(26억2280만원), 세후 연봉은 495만5000위안(8억4235만원)으로 된다. 이 정도면 당연히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다.

꾸이저우마오타이의 회계보고서 오류는 이것만이 아니다. 2005년3월에 발표한 2004년 회계보고서에는 무려 60여개 항목에 잘못이 있었다. 2008년 3월에 발표한 2007년 회계보고서도 27개 항목이 오류였다.

회계장부의 오류는 꾸이저우마오타이만이 아니다. 마오타이와 함께 고급 바이지오(白酒)로서 애주가들에 사랑받고 있는 우량예(五粮液)도 2007년 회계보고서 중, 공급회사의 주요영업이익을 82억5066억위안으로 실제(72억5066만위안)보다 10억위안이나 많게 기입했다.


중국의 증권시장주간에 따르면 적어도 34개 회사가 2010년10월에 다양한 이유로 회계보고서의 잘못을 수정 공시했다. 또 올 4월중에 2010년 회계보고서를 공시한 29개회사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9개사가 회계장부 오류를 정정하는 내용을 공시했다. 주요 정정 내용은 마오타이나 우량예처럼 재무숫자가 틀리는 경우 뿐만 아니라 ‘성장’을 ‘감소’로 표현했다거나 ‘비용’을 ‘수입’으로 계상한 경우가 많았다.

윈난(雲南)성에서 분재(盆栽) 및 관상용묘목을 생산 판매하는 회사인 루따띠(綠大地)는 2009년 회계보고서 중에서 8개 대항목에 걸쳐 100개 가까운 항목의 오류를 정정함으로써 그 회사 회장은 구속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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