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Chief Executive Officer) CFO(Chief Finance Officer)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등은 기업 내에서 전사적으로 중요한 일을 하는 최고책임자에게 우리가 부여하는 호칭들이다. 스티브 잡스가 스스로를 CLO라고 불러달라고 했다는 사실은, '듣기'를 자신이 최고책임자가 되어 전사적으로 관리해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잘 듣기' 역시 소통의 중요한 수단이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고, 더구나 실천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말하기는 내가 생각한 바를 전달하는 적극적 소통 패턴이고, 듣기는 소극적 소통 패턴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듣기에는 말하기 이상으로 다양한 패턴이 존재하고, 역시 성공과 실패가 존재한다.
공감은 신뢰를 바탕으로 그 사람과 나 간의 유대감을 가져오게 해준다. 처음 보는 사람일 경우, 잘 듣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을 잘 파악할 수 있고,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 그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적극적인 방법이 되기도 한다.
세계적인 기업 P&G의 CEO인 A G 래플리 회장은 "직원들과 이야기할 때 대화의 3분의2를 듣는데 시간을 투자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가라앉히고, 많은 사람을 내 편으로 이끌어낸다"고 말했다. 경청을 통해 조직 내 문제를 파악하고, 자신을 응원하는 아군으로 만들어주는 리더십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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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의 리더십이 이끌어내는 파급효과는 신뢰 형성, 기회 제공, 자발적 몰입의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한다(삼성경제연구소 '목계(木鷄)를 만드는 경청 리더십', 2010년).
이 논문에 따르면 리더는 경청을 통해 직원과 신뢰를 형성하고 그 결과 기회를 제공한다. 기회를 얻은 직원은 자발적 몰입을 통해 기대 이상의 노력을 경주하게 되고 그 결과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즉, 경청의 리더십은 신뢰-기회-몰입의 발전적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시작점이고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리더의 기본 덕목(德目)인 것이다.
반면 컴퓨터나 TV에 눈을 고정하고 산만한 상태로 말을 듣는 것,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화방식이야말로 '잘 듣지 못하는 것'의 전형적인 예다. 특히 CEO들은 조직의 리더로서 가지게 되는 목표의식으로 인해 구성원들의 의견이나 생각들을 놓치지나 않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은 '귀를 기울여 들으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고, 그 신뢰와 공감을 바탕으로 조직을 경영해 나간다면 어렵고 급변하는 경영환경도 잘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