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을 보면 기업을 알 수 있다'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1.04.1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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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공시읽기⑬배당 下]

배당 관련 기사를 보면 '액면 배당률'과 '시가 배당률'이란 표현을 자주 접하게 된다. 액면 배당률은 상장 기업의 액면가 대비 배당금액이며, 시가 배당률은 실제 주가와 배당금의 비율이다.

◇액면배당·시가배당 차이는?…배당률 착시현상 주의



초보 투자자들은 기업이 액면가 대비 100%가 넘는 배당을 실시한다고 발표하면 실제 그만큼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액면가 5000원짜리 기업이 1만원을 배당할 경우 액면 배당률은 200%지만, 이 기업의 현 주가가 1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시가 배당률은 10%에 그친다.

12월 결산법인인 선창산업이 지난달 18일 공시한 주주총회 결과를 보자. 이 회사는 주당 6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 회사의 액면가가 5000원임을 감안할 때 액면 배당률은 13%에 달하지만 시가(배당 기준일) 대비 배당금(시가배당률)은 2%로 낮아진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수치가 높은 액면 배당률을 공시에 적시했지만 요즘은 투자자들의 배당 수익을 고려할 때 액면 배당률은 사실상 의미가 없는 수치라고 판단 대부분 시가배당률을 적시하고 있다.

'배당총액'은 기업이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돌려주는 전체 금액으로 '주당 배당금X발행주식수'로 계산된다.
배당총액만으로는 기업이 주주에게 충분한 배당을 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기업이 주주들에게 이익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했는지를 알기 위해선 배당 총액을 당기순익으로 나눈 '배당성향'을 따져봐야 한다.

보통 배당 성향이 높을수록 주주중시의 경영을 했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무리한 배당은 이익의 재투자를 통한 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배당은 우선주가 최고…중간배당도 갈수록 확대

주식은 보통주와 우선주로 나눈다. 보통주는 배당 및 의결권을 갖는 반면, 우선주는 의결권을 갖지 않는다. 대신 기업이 파산할 경우 우선주 투자자는 기업의 남은 재산을 우선적으로 받는다.
'배당을 보면 기업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배당에서도 보통주 투자자보다 최소 1%이상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을 확정지은 태평양제약 (0원 %)의 경우 보통주는 14%, 우선주는 15%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과거에는 기업이 보통주에 대한 배당을 하지 않을 경우, 우선주도 배당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신형우선주(주식 이름 뒤 B가 명기)가 발행되면서부터 기업별로 최저배당률을 미리 정해두고 있다.

즉, 이익이 많이 나지 않아도 무조건 미리 정해둔 만큼 배당을 해야 하며, 해당 회계연도에 하지 못하면 내년에 그만큼을 더해야 돼, 우선주의 배당 매력이 더욱 높아졌다.

최근들어 주식배당 및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배당 가능한 이익 범위에서 현금 대신 주식을 나눠 주는 주식배당은 사실상 무상증자나 마찬가지이다. 요즘은 현금배당과 함께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주식배당은 실제 주식 수가 늘어나 주당순이익(EPS) 등 주식가치에 영향을 줄수 있는 만큼 기업들은 결산일 15일 전(12월 결산 법인의 경우 12월 16일)까지 실시 여부를 결정해 공시한다.

주식 배당이 실시되는 경우는 주식가치가 희석되는 부분만큼을 인위적으로 깎아 내려서 결산일 다음 거래일의 매매 기준가로 삼는다. 이를 배당락이라고 한다.

주식가치가 희석되는 부분은 '배당부 종가/(1+배당률)'의 공식으로 구한다. 배당기준일로부터 이틀 전날의 마감 주가가 '배당부(附) 종가'이다.

1999년 도입된 중간배당도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
난 2002년 상장기업 가운데 중간배당을 실시한 곳은 2개사에 불과했지만 2003년 19개, 2004년 21개, 2005년 18개, 2006년 23개, 2007년 27개, 2008년, 2009년에 각각 30개사로 늘어났다.

◇배당과 주가의 상관관계

통산 연말이 다가오면 배당 가능성이 높은 12월 결산 기업들의 주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해 배당 기준일인 연말까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배당기준일(12월 31일) 전후 주가를 살펴보면, 12월 22일 93만9000원을 기록했던 주가가 일주일 후인 12월 29일 94만5000원으로 단기 상승했다. 그러나 배당 기준일이 지난 2011년 1월 6일 주가는 93만원으로 돌아서 제자리로 돌아왔다.
'배당을 보면 기업을 알 수 있다'
신한지주는 12월 22일 5만2500이던 주가가 12월 29일에는 5만3600원으로 올랐지만 2011년 1월 6일 5만2000원으로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처럼 배당기준일 이전에는 배당, 특히 해마다 고배당을 하는 기업들의 주식매입이 활발해져 주가도 단기에 상승하지만 막상 배당기준일이 지나게 되면 배당 매력 소멸과 함께 매도물량이 출회하면서 주가는 하락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배당효과로 배당기준일 전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기는 경우도 없지 않다. 대신증권 우선주의 경우 지난달 25일 1만450원을 기록했던 주가가 배당기준일(3월 31일) 직전 하락했다.
배당에 따른 배당세(15.4%)를 내야 하고, 자칫 배당금액이 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면 막대한 세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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