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銀, 피해 지역에 1조엔 대출- 경기판단 하향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1.04.0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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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기준금리 동결, 기존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유지

일본은행(BOJ)이 7일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 지역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는 새로운 금융 지원 조치를 단행했다. 또한 경기 판단을 하향조정했다. 일각에서 전망했던 추가 통화 완화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의 금융 기관을 대상으로 저리 대출 제도를 신설키로 결정했다.



대출 총액은 1조엔이며 대출 만기는 1년이다. 금리는 정책 금리 상한에 맞춰 연 0.1%로 책정했다. 사실상 이자를 받지 않고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또 담보 요건 완화도 검토키로 했다. 지난 1995년 고베 대지진 때는 유사한 제도의 총액이 5000억엔이었다.

이같은 지원 조치는 지진 피해 복구와 경제 회복 과정에서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커질 것에 대비해 시장에 윤택한 자금 공급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대출 대상은 후쿠시마현 등 피해 지역의 국내은행과 신용금고 등을 비롯해 영업점이 있는 금융기관도 해당된다. 오는 여름부터 대출을 시작하는 일정으로 제도를 마련키로 했다.

일본은행은 또 기준금리를 기존의 0~0.1%에서 동결했으며 30조엔 규모의 기존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도 유지키로 했다. 아울러 지난달 5조엔 증액된 10조엔 규모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도 지속키로 결정했다.

아울러 일본은행은 종전 "개선 속도의 둔화 상태에서 벗어나고 있다"던 경기판단을 "생산 부문을 중심으로 위축 압력이 강한 상태에 있다"고 낮춰 잡았다.


대지진에 생산시설과 물류망이 훼손되고 전력 공급에 제약이 발생해 일본 경제의 앞날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기 판단을 하향 조정한 것은 약 6개월 만이다.

다만 향후에는 완만한 회복 경로에 다시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경제 부흥 조치가 본격화되면 경기회복의 경로에 돌아갈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일본은행은 생산과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는지를 신중하게 관측해 필요하다면 추가 통화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간 나오토 총리와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간사장은 당정 협의를 갖고 지진 피해 복구와 경제 회복을 위해 올해 제1차 추경예산을 4조엔 규모로 편성키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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