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타난 금융시장의 놀라운 복원력은 '골디락스' 테마가 아직도 유효함을 시사한다. 경기침체와 과열 가능성이 둘 다 크지 않은 이상적인 상태를 의미하는 골디락스는 금융시장 강세장을 지속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다.
중동·북아프리카의 정정불안 및 일본 지진 역시 뚜렷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제유가도 당분간 배럴당 110달러에 달하는 현재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시장은 밝은 측면에 주목하는 듯하다.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중동 부국들의 과감한 재정지출 그리고 지진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일본의 노력이 세계경제 성장의 또다른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원유공급 차질이 리비아에 그치는 한 '3차 오일쇼크'가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트리셰 총재가 금리인상을 강력히 시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일각에서 출구전략을 시행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등 선진국 중앙은행의 최근 움직임은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금리 정상화 시사는 중앙은행이 경기회복세를 확인하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 그리고 실제 인플레이션 수치를 감안할 때 FRB나 ECB가 1980년대 초 폴 볼커 당시 FRB 의장과 같은 강력한 '인플레이션과 싸움'을 실천에 옮길 확률은 거의 없다.
세계 금융시장이 선진국의 금리인상을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보다 유동성의 축소 가능성 때문이다. 위험자산이나 신흥국 금융시장에 유입된 유동성이 선진국 중앙은행으로 환수되면서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금융시장이 미국과 유럽의 금리인상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것은 일본의 통화확대정책과 '엔캐리' 거래의 재연이 세계 유동성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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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유럽, 중동·북아프리카, 일본의 악재가 제한적이고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선진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완만한 수준에 그치는 한 세계 금융시장의 골디락스 상황은 지속될 것이다. 결국 미국의 골디락스가 세계경제의 골디락스를 선도하는 상황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