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 이유는 '경제성'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1.03.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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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입비용 대비 편익효과 낮아… 지방공항 누적적자 문제도 발목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된 것은 후보지인 부산 가덕도와 밀양 등 후보지 2곳 모두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란 게 입지평가위원회의 설명이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지방공항의 누적적자 문제가 심각한 것도 신공항 건설의 발목을 잡았다.

↑동남권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 박창호 위원장이 30일 오후 경기 과천정부청사 국토해양부에서 동남권 신공항 실사 결과발표를 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동남권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 박창호 위원장이 30일 오후 경기 과천정부청사 국토해양부에서 동남권 신공항 실사 결과발표를 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국토연구원이 지난 2009년 실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신공항을 지을 때 소요되는 예상 비용(Cost)은 가덕도가 9조8000억원, 밀양이 10조3000억원이다. 이에 비해 공항건설에 따른 편익효과(Benefit)는 가덕도 6조8600억원, 밀양 7조5190억원으로 낮다.



사업비용 대비 효과(Benefit/Cost)를 계산해보면 가덕도는 0.7, 밀양은 0.73이다. 통상 이 수치는 1을 넘어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가덕도와 밀양은 건설비용 대비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이 수치가 1.4를 기록했었다.

동남권에 신공항이 건설될 경우 기존 인천공항 이용객 중 전환수요도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남권의 인천공항 이용객 550만명 가운데 신공항으로 전환하는 수요는 밀양이 360만명, 가덕도는 350만명이다.



적자를 면치 못하는 지방공항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한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지방공항 14곳 가운데 김포·김해·제주공항을 제외한 11개 공항은 지난 2009년 기준 총 48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지방공항 적자 누적액은 2000억원이 넘는다. 특히 지난 2002년 개항한 양양국제공항은 정기노선이 하나도 없고, 2007년 문을 연 무안국제공항은 국제선 정기노선이 주 6편에 불과하다.

공항이 100개에 달하는 일본의 실패 사례와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입김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일본은 부실한 수요 예측과 표심을 의식한 선심성 사업추진으로 항공정책에 실패한 대표적인 국가다.


지난 1994년 오사카만을 매립해 건설한 간사이국제공항은 당시 22조원의 자금이 투입됐지만 지난해말 총부채가 17조여원에 달할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하다.

그동안 전국환경단체협의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경실련은 논평을 통해 "동남권 신공항 건설계획은 지역갈등을 조장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만 늘리고 있다"며 "사업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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