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박 전 대표가 신공항 백지화 발표 다음날인 31일 대구를 방문한다는 사실에 정치권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구과학기술원 총장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정치권 해석은 다르다.
박 전 대표는 29일 "정부 발표가 나오면 (입장을) 이야기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도 대부분 "박 전 대표가 31일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의견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한다.
친박계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은 29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박 전 대표는) 나라 전체를 골고루 잘 살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국민에게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자세가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신공항을 백지화시키겠다는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TK(대구경북) 지역 친박계 핵심 의원 역시 "박 전 대표가 대구에 간다면 신공항에 대해 말할 가능성이 높고 그 내용은 아무래도 비판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박 전 대표가 정부와 각을 세운다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세종시 사태 등 과거 사례를 돌이켜볼 때 박 전 대표가 정부를 비판할 경우 여권 분열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친박계의 결집이 가속화되고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예상보다 빨리 나타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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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지난해 이 대통령과 회동 이후 정부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는다는 박 전 대표 측의 기조도 바뀐다. 이는 본격적인 대권행보로 읽힐 수 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원론적인 수준에서 발언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지지한다는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발언 자제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권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의견 표명 여부, 발언 내용과 수위 등을 지금 짐작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의 발언에 정치권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