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신공항 관련 입장 밝힌다

머니투데이 강릉·평창(강원)=도병욱 기자 2011.03.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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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두 번째 강원도 찾은 박근혜, 정치 행보 본격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4·27 재보궐선거를 앞둔 강원도를 연거푸 방문해 지지유세를 펼쳤고, 최근 가장 뜨거운 현안인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에 대한 입장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맞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가급적 현안에 거리를 두던 그동안의 조심스런 행보와는 다른 움직임이다.

박 전 대표는 29일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한나라당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 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뒤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공식 발표가 나지 않았는데, 발표가 나면 그때 말 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신공항 입지 선정 결과 발표 하루 뒤인 31일 대구에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때 열리는 대구과학기술원 총장 취임식 참석차 대구를 방문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가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비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 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영남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 대구 달성을 지역구로 둔 박 전 대표도 여기서 예외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와 함께 TK(대구·경북) 지역을 지역구로 가진 친박(친 박근혜)계 이한구 의원은 앞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 전 대표도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신공항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 이유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나라 전체를 골고루 잘 살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또 국민에게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자세가 있으니까 그 두 가지를 연결해 보면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 입장을 발표하면서 정치적 행보를 강화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 동안 정치적 이슈에 대해 침묵했던 박 전 대표가 입을 열기 시작할 경우 대권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가 강원도를 거듭 찾고 있다는 사실도 정치권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5일 춘천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 강릉과 평창을 찾았다. 박 전 대표 측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고 재보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움직인 것 자체가 심상치 않은 의미를 갖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강원 방문을 두고 "할 일이 없는 것 같다"고 비꼰 야당에 대해 "민주당도 동계올림픽 유치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특위 회의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 한다"며 이같이 말한 것.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회의에 참석한 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시 경기장으로 활용될 알펜시아 리조트를 방문했다. 기다리고 있던 박 전 대표의 팬클럽 일행은 열띤 환호성을 보냈고, 박 전 대표는 이들을 향해 인사 하고, 일부 지지자와는 악수를 나눴다. 박 대표의 일정에는 이혜훈, 이학재, 구상찬, 이정현, 이한성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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