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공포서 해방 "산후출혈 완치 가능"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11.03.3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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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훈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

출산 직후 과다출혈로 목숨까지 잃게 되는 산모나, 다행히 수술로 목숨은 건졌으나 자궁을 잃어 더 이상 출산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일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산후 과다 출혈로 산모의 목숨이 위태롭게 되면 지혈을 위해 대부분 자궁절제술을 시행해 왔는데, 사타구니에 작은 도관을 삽입해 자궁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는 골반동맥색전술의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출산공포서 해방 "산후출혈 완치 가능"


신지훈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은 지난 2000년 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산후 출혈로 골반동맥색전술을 실시한 산모 225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 중 86%에서 추가적인 치료나 수술 없이 한번의 시술로 산후 출혈이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반복적인 시술을 포함하면 89%의 성공률을 기록했다는 게 신 교수팀의 설명이다.

골반동맥색전술 후 추적관찰을 한 113명의 환자 중 110명에서 정상적인 생리가 시작됐고, 이 중 11명은 실제로 임신을 했다.



병원 측은 "단일 병원으로서 전세계 최다 규모인 225명을 치료한 성적"이라며 "골반동맥색전술이 안전하고 유용하다는 것을 전 세계적으로 확인한 결정적 연구"라고 강조했다.

신지훈 교수는 지난 26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제36차 미국 인터벤션 영상의학회(Society of Interventional Radiology)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며, 29일에는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출산공포서 해방 "산후출혈 완치 가능"
한편, 산후 출혈은 출산 직후 자궁이 수축하면서 태반을 밀어내게 되는데, 태반이 나온 후에는 태반이 붙어있었던 부위에서 출혈하고 있는 혈관을 압박시켜 출혈이 멈추게 된다.


하지만 자궁이 정상적으로 수축하지 못하면 태반에 붙어있었던 부위의 혈관에서 출혈이 계속되는 '산후출혈' 상황이 야기된다. 출혈이 과다할 경우 산모의 혈압이 떨어지며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쇼크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골반동맥색전술은 산모의 서혜부(사타구니)에 작은 흠을 내고 실시간 영상을 보면서 작은 카테터(도관)를 자궁동맥까지 넣은 후 작은 입자로 된 색전 물질을 넣어서 자궁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전신마취를 한 후 하복부를 열어서 자궁으로 가는 혈관들을 막은 후 자궁절제술을 해왔다.

신지훈 교수는 "골반동맥색전술은 기존의 자궁절제술에 비해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고, 비교적 간편하고 안전한 최소 침습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자궁을 보존해 출산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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