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기업의 비밀은… LG화학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11.03.30 08:38
글자크기

미래 내다보는 도전정신 '스피드의 힘'

▲LG화학 오창전기차배터리 공장 내부▲LG화학 오창전기차배터리 공장 내부


"1947년 설립 후 단 1차례 적자가 없었다." "2008년 순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한 지 2년 만에 순익 2조원 돌파."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부상 중인 LG화학 (398,000원 ▼6,000 -1.49%)의 단면이다. 최근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LG화학이 수익성과 성장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은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전과 혁신의 DNA'=LG화학이 지속 성장해온 데는 무엇보다 '도전과 혁신'이 뒷받침됐다. 1950년대 LG화학은 빗과 비눗갑 등을 자체 생산하며 국내 처음으로 '플라스틱 시대'를 열었다. 밀수입된 셀룰로이드빗을 사용하던 국내 소비자들은 LG화학이 사출성형기를 들여와 최초 플라스틱빗인 '오리엔탈빗'을 만들자 열광했다.



당시 이재형 상공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오리엔탈빗'을 이승만 대통령에게 내보이며 "이것이 국산입니다"라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이 신기해 하며 "나도 1개 달라"고 했을 정도다.

70년대 LG화학은 플라스틱의 원료를 만드는 석유화학산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LG화학의 석유화학부문 매출은 약 15조원. 폴리염화비닐(PVC)·합성수지(ABS)분야에선 세계적 업체로 성장했다.



LG하우시스 (44,750원 ▼750 -1.65%)로 분할된 건축장식재사업의 경우 국내 최초로 '비닐장판'과 'PVC창호'를 개발하며 한국 주거문화에 대변혁을 가져왔다.

도전과 혁신은 90년대에도 멈추지 않았다. 신성장동력을 찾던 LG화학은 2차전지,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 등 정보전자소재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일각에서는 첨단 정보전자소재 진출을 놓고 "무모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전지, LCD용 편광판 등을 개발해 대량생산체계를 갖추는 저력을 보였다. LCD용 편광판의 경우 세계 최강자로 군림하던 일본 니토덴코를 제치고 2008년 4분기부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정보전자소재부문은 2002년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한 후 2009년 4조9000억원으로 10배 넘게 성장했다. 영업이익률도 12%를 기록하며 확실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스피드경영'=LG화학은 2006년 김반석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보다 '강한 기업'으로 거듭났다. 김 부회장은 "사업과 사람의 변화속도를 2배로 해 비전을 달성하자"며 '스피드경영'을 선포하고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와 조직문화 변혁에 시동을 걸었다.

단순한 비용절감 대신 근본적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김 부회장은 경쟁자보다 '먼저' 그리고 '빨리' 움직이고 '자주' 실행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3가지 행동양식을 강조했다.

그 결실은 전기차용 배터리, 편광판 등 신산업부문에서 보고 있다. 세계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시장을 선도하는 LG화학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과 잇따라 공급계약을 했다. 2007년 말 현대·기아차의 '아반떼' '포르테'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시작으로 중국의 장안자동차, 유럽의 볼보와 르노,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이튼 등 총 10곳의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과감한 선행투자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LG화학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인 오창테크노파크에 2013년까지 1조원을 투자, 연간 6000만셀을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공장에도 3억달러를 투자, 연간 2000만셀의 공급능력을 갖추는 등 전세계 시장의 25% 이상을 차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아울러 LG화학은 2018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 총 7개 LCD용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세우고 2차전지와 편광판에 이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