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모텍, 직원 월급도 못받아...증자금 287억 어디로?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1.03.2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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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감사보고서 의견거절, 25일 월급 미지급, 26일 대표사망

2010회계연도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에 이어 대표이사의 사망으로 씨모텍 (0원 %) 임직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씨모텍 본사에는 이전과 다름없이 회사로 출근한 직원들이 정상근무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 모 대표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직원들은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씨모텍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까지 회사에 정상적으로 출근해 함께 일했던 대표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경황이 없다"며 "북미 최대의 통신박람회 'CTIA2011'에 참석했던 임원들도 모두 한국으로 귀국했다"고 전했다.

지난주까지 사장을 제외한 모든 임원들이 미국 올랜도 'CTIA2011'에 참석해 씨모텍의 LTE 태블릿 제품을 선보였기 때문에 직원들은 더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은 이틀만인 지난 26일 저녁 경기도 과천 인근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김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김 대표의 부검이 의뢰된 상태다.

씨모텍측은 김 대표가 자금난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씨모텍은 지난 24일 신영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통보 받았고 다음날인 25일 130여명 임직원의 월급을 지급하지 못했다.

씨모텍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고 유상증자도 성공적으로 이뤄져 자금난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며 "2010회계연도 감사보고서 의견거절 사유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올초 유상증자를 통해 유입된 287억원 규모의 자금의 행방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지난해 2월 투자회사인 나무이쿼티를 통해 씨모텍을 인수할 당시부터 일부 사채자금을 조달해 자금압박을 겪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수대금 300억원 가운데 50억원이 사채자금으로 조달됐다는 것.

자금난은 물론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상장이 폐지될 경우 통신사와의 제품개발과 수출 등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김 대표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측은 김 대표의 장례가 마무리되는 이번주 내로 이사회를 소집해 대표이사를 선임, 재감사를 요청하고 내달 4일쯤 상장폐지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상장유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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