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 김칫국 마신 美증시, 3월 지표 시험치기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2011.03.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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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美증시체크포인트]자금이탈로 수급취약..지표 나쁘면 결과 불보듯

'낙관' 김칫국 마신 美증시, 3월 지표 시험치기


이번주(28일~4월1일)는 뉴욕증시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어쩌면 이번주로 상승이냐 하락이냐 증시방향이 달라질 지 모른다. WTI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3월에 채취된 경제지표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표의 비중도 가볍지 않다. 3월 컨퍼런스 보드 소비자신뢰지수, ISM 제조업지수가 나오고 노동부 발표 3월 비농업고용통계, 3월 미국 자동차판매동향이 피날레를 장식한다.



낙관론에 베팅한 시장, 맞느냐 틀리느냐

만약 이들 지표들이 흡족하게 나오면 뉴욕 증시는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가능성이 많다. 고유가나 일본 방사능 공포를 이겨내고 미국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미 이같은 낙관적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다. 일본 방사능 유출이나 리비아 공습과 같은 지정학적 요소를 일찌감치 밀어내고 주간 실업수당청구 건수 등 좋게나온 지표나 오러클 등 예상을 웃돈 기업실적에 주목했다.

다우지수는 14일~16일 종가기준 431포인트 급락했다가 17일~23일 5거래일간 472포인트 급등했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3.0%, 나스닥지수는 3.8%, S&P500지수는 2.7% 뛰었다. 5거래일중 4거래일 올랐다.

그러나 이번주 지표가 예상과 다르게 나온다면 또다시 어지러운 조정 소용돌이를 겪을 수 있다. 특히 17일 이후 주가 급등이 자금유입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우려스런 대목이다. 여기다 포르투갈 등 재정난을 겪고 있는 유럽국가와 일본 원전, 중동 등에서 돌멩이가 날아온다면 정말 난처한 상황이 된다.


수급기반 취약..최근 증시급반등 숏커버링 불과?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 리서치(EPFR) 글로벌에 따르면 이달 10일~23일까지 2주간 글로벌 주식형펀드에서 158억80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증시급락기인 10일~16일에는 82억달러, 증시급등기인 17일~23일에는 76억8000만달러가 순환매됐다.

자금은 선진시장 신흥시장 가리지 않고 유출됐다. 10일~23일중 신흥시장 주식형펀드로부터는 48억5000만달러, 선진국 주식형펀드에는 110억3000만달러가 순이탈했다. 이중 미국 주식형펀드로부터도 2주간 93억3000만달러가 빠졌다.

이는 17일 이후 글로벌 증시반등이 일본 지진후 공매한 주식을 되사는 숏커버링에 불과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탄이 뒷받침되지 않는 만큼 향후 미국경기지표가 생각보다 둔화될 경우 풀썩 주저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유가, 일본 영향...미국 소비심리 흔들흔들

경제지표중 맨먼저 경고신호를 날린 것은 미국 소비심리다. 3월 미시건대/로이터 소비심리평가지수(확정치)는 67.5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전달의 77.5보다 크게 후퇴한 것이다. 또 이달 초 발표된 68.2보다 하향 조정된 확정치 기록이다.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5달러를 넘어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일본 대지진에 주가가 하락한 것이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발표되는 3월 컨퍼런스 보드 소비자신뢰지수도 64로 전달 70.4보다 다소 큰 폭으로 낮아졌을 것으로 점쳐졌다.

고용이 경기버팀목...3월 미국 고용동향 주목

지표의 하이라이트는 1일 미노동부가 발표하는 3월 비농업부문 고용동향이다. 월가전문가들의 컨센서스는 전달보다 소폭 높은 20만명 수준이다. 19일 현재 주간 신규 실업수당청구 4주평균치가 3주연속 40만명을 밑도는데 고무돼 있다.

1일 일본 지진이 발생하기 직전기간 조사됐다는 한계는 있다. 그러나 적어도 WTI원유 100달러 시대 기업의 고용심리를 읽기는 충분하다. 3월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8.9%가 예상된다.

역시 1일 발표되는 3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도 어떻게 나오는지 눈여겨봐야한다. 일단 시장컨센서스는 전달과 비슷한 61수준이다. 그러나 낙관은 할 수 없다. 일본 대지진과 원전사태로 일본의 부품 및 소재공급이 일부 중단되면서 미국기업 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생필품이나 복구물품을 제외하고는 일본시장을 잃어버리는 기업도 있다.

이번주엔 주택업체 KB홈(28일)과 레나(29일)가 최근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국제적으로는 31일 일본 경기서베이지수는 1분기 탄칸지수가 나온다. 지진으로 인한 일본기업의 심리를 살짝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1일에는 중국의 3월 구매자관리지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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