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미국 스리마일 원전사고(5단계)를 넘어섰으며 국지적 토양오염은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필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방사능 방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 인근 토지는 장기간 사용할 수 없게 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제원자력 사고평가척도(INES)는 1986년 체르노빌원전 사고와 같은 최악의 ‘7단계=심각한 사고’를 수만 테라 베크렐 이상의 방출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체르노빌의 실제 방출량은 약 180만 테라 베크렐이었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최소한 그것에 버금가는 ‘6단계’(수천~수만 테라 베크렐)에 해당된다.
토양 오염은 국지적으로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단계의 장소가 있다. 원전으로부터 약40km 떨어진 후쿠시마현 이다테무라에서는 지난 20일, 토양 1kg당 16만3000 베크렐의 세슘137이 검출됐다. 현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교토대 원자로실험소의 이마나카 교수(원자력공학)에 따르면 1㎡당으로 환산할 경우 326만 베크렐에 해당된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서는 1㎡당 55만 베크렐 이상의 세슘이 검출됐던 지역은 강제이주 대상이었다. 체르노빌에서 강제이주 대상으로 됐던 지역의 약 6배의 오염이라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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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나카 교수는 “이다테무라는 피난이 필요한 오염 단계다. 체르노빌의 방사능 방출은 사고가 일어난 지 10일만에 방사능 방출이 억제됐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방사능이 계속 방출되고 있어 오염도가 높은 지역은 체르노빌 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나자와대 야마모토 교수(환경방사능학)에 따르면 사방 1m, 깊이 50cm를 1.5정도라고 가정할 때 이다테무라의 1㎡당 세슘 농도는 약 1200만베크렐로 높아진다. 체르노빌의 약 20배다. “지금 당장 피난할 단계는 아니지만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이나 되기 때문에 그 장소에서 계속 산다고 생각하면 토양을 바꿔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밝혔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 체르노빌 원전사고에서는 강제이주 지역에서는 평균 50 밀리 시버트 정도의 방사선을 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염지에서 오래 살던 주민의 건강검사에서는 성인들의 백혈병 등의 발병률이 높아지지 않았다.
갑상선 암은 증가했지만 사고당시 어린이었던 주민이 방사성 요도에 오염된 우유 등을 마신 뒤 내부 피폭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다테무라에서 24일 오후까지의 방사선 총량은 3.7 밀리 시버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