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메이저, 예멘서 직원들 철수시켜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11.03.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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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 예고...일일 원유 생산량 26만배럴

오일 메이저, 예멘서 직원들 철수시켜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격화됨에 따라 글로벌 오일 메이저 업체들이 예멘에서 직원들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정유업체인 오스트리아의 OMV와 노르웨이의 DNO, 미국의 옥시덴탈페트롤리엄 등이 예멘 철수에 나섰다.



대부분의 오일 메이저 업체들은 시위로 인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마리브 지역에서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있다. 지난주 일부 유전지역에서 파이프라인 폭발로 수송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생산은 현재 거의 차질을 빚지 않고 있다.

예멘은 글로벌 석유·가스 공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지정학적 가치가 커 오일메이저의 직원 철수 결정은 국제 오일 마켓에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이번 결정은 중동의 잇따른 정정불안으로 화석연료산업이 점차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멘은 세계의 전략적 오일 수송로 중 한 곳인 밥 알 만답 해협의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아덴만과 홍해를 연결하는 이 해협을 통해 글로벌 공급량의 3.5%에 달하는 320만배럴의 원유가 매일 통과한다.

사무엘 씨스주크 IHS 중동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군부대가 예멘의 북쪽 지역에 주둔하게 되고 주요 부족들이 내전에 휘말리게 되면, 오일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에드 메이어 MF 글로벌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예멘은 원유 생산량 자체는 많지 않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반정부시위가 글로벌 원유공급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보음을 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예멘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26만배럴로, 이는 글로벌 생산량의 0.3%에 불과하다. 하지만 석유 산업은 정부 수입의 75%, 예멘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예멘의 핵심 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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