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건설 법정관리 신청...중견건설사 위기감 확산

이유진 MTN기자 2011.03.22 10:46
글자크기
(앵커) LIG그룹 계열의 중견건설사 LIG건설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중견건설사들이 잇따라 자금난에 쓰러지면서 건설업계에 다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유진 기자? LIG 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된 원인이 뭡니까?



기자)네. LIG건설은 어제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LIG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리가'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최근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신규 사업을 벌이지 못했고, 아파트 분양에서도 미분양이 쌓이면서 자금난이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1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금융비용 부담과 2천6백억 원에 이르는 공사 미수금도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현재 LIG건설이 진행 중인 아파트는 서울역 리가와 이수역 리가 등 총 4개 사업장 천5백여 가구 규모 입니다.


LIG건설은 지난 2006년 법정관리 중이던 건영을 인수한 뒤 2009년 6월 LIG건설로 사명을 바꿨고 지난해 4월 SC한보건설까지 합병하며 시공능력 47위로 뛰어올랐습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로 LIG건설은 직원 100여 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하며 긴축재정에 힘써왔습니다.

하지만 모기업인 LIG그룹으로부터 자금지원이 막히면서 어려움에 봉착했습니다.

앵커). LIG건설, '워크아웃' 대신 '법정관리' 신청을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네 LIG건설은 당초 워크아웃 신청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지난해 연말 일몰되면서 이제는 채권단의 동의 100%를 받아야 워크아웃 개시가 가능한 상태인데요.

한 곳이라도 채권 회수를 시작하면 워크아웃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입니다.

또 워크아웃에 들어가더라도 채권단의 통제를 받아 신규 사업을 진행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요.

워크아웃 중이던 월드건설이 채권단에 신규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부실 우려를 이유로 거절당하면서 법정관리로 내몰린 것도 단적인 예입니다.

결국 LIG 건설은 워크아웃 신청이 사실상 힘들어졌다보니 부득이하게 처음부터 법정관리 수순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법정관리를 가게 되면 법원이 기업의 한계가치를 살펴보고 회사를 살릴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앵커) 다른 건설사들은 어떤 상황인가요? 위기가 확대될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 중견건설사들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잇달아 쓰러지면서 건설업계에 위기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동일 하이빌'로 알려진 동일토건이 자금난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지난달 8일에는 월드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효성그룹의 자회사인 진흥기업도 위기를 겪다가 가까스로 최종 부도를 면했습니다.

즉 국내 주택사업을 위주로 추진해온 중견 건설사들이 대부분 위기를 겪게 된 셈인데요.

대형건설사들이 플랜트나 토목, 주택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것과 달리 중견건설사들은 주택사업에만 올인 해왔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 침체가 계속 지속되면서 미분양 공포에 시달려왔고, 신규 사업마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대출이자 갚기조차 어려워 졌습니다.

건설업계의 분위기가 흉흉해지면서 지난해 6월 건설사 신용위험평가에 낮은 등급을 받은 중견건설사들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정부가 '옥석가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일시적인 유동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우수 건설사가 회생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유진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