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에 학생 찾아 간 선생님 이제 제발 돌아오세요”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11.03.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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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테현 리쿠마에다카다고등학교 오노테라(小野寺, 29) 선생님.

“선생님, 반드시 돌아오세요.”

대지진과 쓰나미로 행방이 알 수 없게 된 고등학교 여선생님을 남편과 학생들, 그리고 동료교사들이 애타게 찾고 있다.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선생님’으로 사랑받아왔던 이와테현 리쿠마에다카다고등학교의 오노테라(小野寺, 29. 사진) 선생님. 이 학교 수영부 고문을 맡고 있던 그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쓰나미를 향해 갔다가 쓰나미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된다.

다카다 고등학교의 오노테라 선생님다카다 고등학교의 오노테라 선생님


11일 오후, 쓰나미 경보가 울려 퍼지자 학교에서 클럽 활동을 하던 257명의 학생은 학교 뒤 높은 곳에 있는 운동장으로 피난했다. 하지만 약10명의 수영부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겨울에는 학교에서 500m 떨어진 실내 풀에서 연습하기 때문이다.



오노테라 선생님은 학교에 있던 학생들을 피난시킨 뒤 자신의 자동차를 몰고 풀로 갔다. 동교 교사들에게 “수영부원들을 찾으로 간다”는 말을 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 풀은 해안에 있었다. 그가 떠난 뒤 얼마되지 않아 거대한 쓰나미가 제막을 넘어 도로를 덮쳤다. 풀은 물론 근처에 있던 건물도 모두 휩쓸려 나갔다. 수영부 대부분과 오노테라 선생님의 행방은 알 수 없게 됐다.

“자신의 일은 항상 뒤에 두었다. 그녀답다고 하면 그녀답다고 할 수 있다.”
근처의 오부네와타고등학교 선생님인 그녀의 남편(43)은 이렇게 말했다. 3년 전 다카다 고등학교 동료로 만났다. 밝고, 학생과 동료에게 신뢰받았다. 수영부 학생이 집에 놀려온 일도 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많았다. 작년3월에 결혼했다.



쓰나미가 있었던 당일에도 항상 그대로의 아침이었다. 전날에도 일 때문에 늦었는데도 도시락을 만들어 주었다. 항상 “무리해서 만들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했지만 “요리정도는 해야지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옷이나 장식품 등이 갖고 싶다고 하지도 않으면서...

남편은 쓰나미가 있었던 다음날부터 대피소와 병원을 돌아다녔다. 아내가 살아있다는 정보도 얻지 못한 채 휘발유가 떨어져 돌아다닐 수 없게 됐다. 오는 28일이 결혼 1주년. “최고의 아내입니다. 돌아오면 이렇게 걱정을 하게 만들면 어떻게 하느냐며 벌컥 화를 낼 것입니다”. 미소와 눈물이 범법이 돼서 겨우 말을 이어나갔다.

쿠도 교장(54)은 지난달 오노테라 선생님으로부터 ‘임신한 것 같으니 새학기에는 담임을 맡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오노테라 선생님의 희망을 들어줄테니 반드시 돌아오라”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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