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일본유학생 "대통령님, 너무 무섭습니다"

머니투데이 정지은 인턴기자 2011.03.1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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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권고 있어야 일본 직장, 학교에서 불이익 없어"

일본 유학생 정모씨가 17일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귀국권고조치 요청글.일본 유학생 정모씨가 17일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귀국권고조치 요청글.


일본 북동부 지역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청와대에 귀국 권조조치를 요청하는 유학생과 교민들이 늘고 있다.

일본 유학생 정모씨는 17일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집에 가고 싶습니다. 너무 무섭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씨는 "대지진 후 하루하루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며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여진도 걱정이지만 방사능 수치도 날이 갈수록 높아져 원전폭발 상황이 올까 너무 두렵다"고 밝혔다.

또 "이곳 유학생들은 돌아갈 고국이 있다는 희망 하나로 버티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그 희망이 멀어지고 있다"며 "유학생들에게 100만원을 훨씬 넘는 비행기 값은 절망인데다, 그 비싼 비행기 티켓마저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정씨는 "의지할 곳 없는 타국에서 긴급사태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며 "머리가 너무 복잡하고 무섭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자유게시판엔 일본에 유학 간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의 호소도 이어졌다. 일본 유학생 부모 노모씨는 15일 "딸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사정의 여의치 않아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일본에 남아 있는 유학생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달라"는 글을 올렸다.



노씨는 "연고지 없이 타국에 나간 아이들이 홀로 힘들어하는데,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은 정말 무겁다"며 "배를 이용해서라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부모 품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본에 직장을 둔 언니가 있다는 채모씨는 17일 "현재 일본에 거주 중인 한국인 유학생과 회사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학교와 회사를 간다고 한다"며 "귀국권고가 있어야 교민들이 불이익을 감수하지 않고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채씨는 "저희 언니는 회사의 양해를 구하고 휴가를 내 내일 돌아오지만, 일주일 간 휴가가 끝나면 다시 돌아가야 한다"며 "원전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안심하고 한국에 머물 수 있게 해 달라"고 청원했다.


이외에도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자녀나 형제를 둔 가족들이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 간다"며 쓴 귀국 권고조치 요청글이 수십 건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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