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적자 스톰, 모기업 전대표에 90억 지급 의혹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1.03.1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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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적 엔터기업 결정판' 스톰이앤에프 집중분석⑥]임차보증금

편집자주 강호동·유재석·신동엽·윤종신·김용만…. 한국최고 스타들이 포진된 스톰이앤에프가 퇴출수순을 밟고 있다. 머니투데이 엔터산업팀이 스톰이앤에프 사태 뒤에 숨은 기형적 전속계약과 수익배분, 사채, 헤지펀드, M&A, 황금BW 등 기형적 단면을 심층분석한다.

만년적자에 시달리던 스톰이앤에프가 보증금 명목으로 모기업 전 회장에게 90억원이라는 거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퇴출수순을 밟고 있는 스톰이앤에프(이하 스톰)는 90억원을 L씨에게 임차보증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만년적자인 회사가 기존 빌딩의 보증금 8억원보다 11배가 넘는 거액을 주고 이전한 것이다.
만년적자 스톰, 모기업 전대표에 90억 지급 의혹


지난해 1월 스톰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봄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등기부등본에 등재된 봄빌딩 주인은 L씨의 동생으로 전체 지분의 6분의 5를 소유하고 있다. 임차보증금은 90억원.

거액의 보증금이면 임차료는 내려가는게 상식이지만 오히려 늘었다. 2010년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른 임차료는 전년 같은기간 1억 4000만원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3억 1684만원이다. 임차료로 월 1억원의 돈을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봄건물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강제경매개시결정(2010타경12112)이 내려진 상태다. 스톰 측도 분기보고서에 임차보증금에 대한 우발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매가 이뤄질 경우 스톰이 받을 수 있는 임차보증금은 많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현재 스톰이 이전한 봄빌딩(B동)의 근저당설정 금액은 308억원이다. 금액 모두 작년 3월 12일 이후 상호저축은행 등에서 근저당설정을 했다.



보통 거액의 보증금을 주고 임대할 경우,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못 받기 때문에 근저당설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톰은 봄빌딩에 대해 근저당설정을 하지 않았다. 경매가 완료되더라도 후순위로 밀려 보증금 90억원을 전부 못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스톰이 L씨와 꾸준히 계약이 이뤄졌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스톰과 L씨는 2009년 DY엔터테인먼트의 주주였던 김경림 이범구의 주식 매매대금 정산금 16억 2400만원에 대해 L씨가 전액 부담하기로 합의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L씨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스톰이 연체이자를 포함해 16억 8700만원을 지급했다.


스톰은 2010년 이후 매 분기보고서에서 L씨에게 구상권 청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지만 뚜렷한 결과물은 없는 상황이다.

서린회계법인은 지난 16일 스톰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내놓으면서 이 보증금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서린회계법인은 2008년부터 스톰의 감사를 수행해왔다.

서린회계법인은 "지난해말 현재 보증금 162억 4200만원의 실재성과 자산성 확인, 회사 자산 압류권자 등과 관련된 우발 채무의 총 규모 등에 충분한 감사절차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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