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기로 '한국 최고' 스타군단, 스톰이앤에프는?

머니투데이 김지연 기자, 김건우 기자 2011.03.17 07:48
글자크기

['기형적 엔터기업 결정판' 스톰이앤에프 집중분석②]

스톰이앤에프(이하 스톰) 2009년 유재석 신동엽 김용만이 소속된 DY엔터테인먼트와 합병하며 '공룡 기획사'로 출범했다. 스타MC를 내세워 예능프로그램 제작을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실제로 스톰은 '황금어장' '스타킹' '강심장' '야심만만2' '일요일이 좋다' 등 지상파3사에서 무려 5개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외형상 최고 기획사로 군림했다.



유재석, 강호동을 비롯해 고현정, 김용만, 윤종신, 김태현, 송은이, 김영철, 우승민, 김태우 등이 소속돼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캐스팅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겉으로는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석권하는 화려한 모습이었다. 기대감에 주가도 합병당시 2배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나 2010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스톰이 제작하던 프로그램은 이미 합병전 제작중이던 프로그램이 전부였다. 합병 전 DY 엔터는 이미 '황금어장' '패밀리가떴다' '해피선데이' 등을, 스톰은 '스타킹'과 '야심만만'을 제작 중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스톰이 스타MC를 영입했을 때 그들은 이미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었다"며 "합병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수주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주 프로그램 제작 매출은 합병 전 55억원(스톰 15억원, DY엔터 40억원)이었지만 합병 뒤 2009년 36억원, 2010년 3분기 누적 21억원을 기록했다. 합병으로 프로그램 제작 수주 확대를 기대했지만 정작 매출은 뒷걸음질쳤다.

연예인 활동은 활발했지만 계약조건상 회사에 들어오는 몫은 10~20%에 불과했고, 비용은 회사가 부담하면서 매니지먼트 사업은 적자투성이였다.


현금성 자산은 3년 연속 2억원 정도로 자금은 늘 부족했다.
더욱이 이도형 팬텀엔터 회장이 인수할 때부터 돈을 빌려준 사채권자들은 회사를 계속 압박했고, 결국 출연료까지 압류해갔다는 소리도 들려왔다.
스톰이앤에프 상호변경 과정 스톰이앤에프 상호변경 과정


출연료도 못주던 회사는 결국 제작하던 '황금어장' '일요일이 좋다' 등의 제작에서 손을 떼야 했다. 수차례 경영권과 최대주주가 바뀌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최근 스톰을 사직한 한 연예계 관계자는 "현재 스톰에 남아 있는 일반 직원들은 몇 개월째 월급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스톰의 전신인 팬텀 엔터테인먼트는 2006년 트루윈테크놀로지를 인수, 우회상장 한뒤 팝콘필름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2007년 2월 도너츠미디어, 2008년 3월 워크원더스, 2008년 10월 디초콜릿, 2010년 6월 스톰이앤에프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름만 6번 바뀌는 동안 10번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회사를 거쳐간 대표이사만 8명이다.

한때 스톰은 방송가를 대표하는 대형 기획사였다. 소속 연예인은 물론 제작하는 프로그램까지 최고수준이었다. 하지만 2011년 3월 스톰은 퇴출의 기로에 서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