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생존자 "학교, 마을회관은 사체안치소"

머니투데이 정지은 인턴기자 2011.03.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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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야기현의 한 생존자가 촬영해 한국 지인에게 보낸 사진들.일본 미야기현의 한 생존자가 촬영해 한국 지인에게 보낸 사진들.


동일본 대지진 발생 피해지역인 미야기현의 생존자가 한국에 "꿈인지 악몽인지 모를 잔혹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는 소식을 알렸다.

16일 한 네티즌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한 일본인 지인에게 받은 메일 전문과 사진을 공개했다. 15일에 이은 두 번째 메일이다. 글쓴이는 현지 일본인이 쓴 메일을 한국어로 번역해 전달했다.



이 일본인은 "고맙게도 우리 가족은 모두 무사하다"며 "그렇지만 이 지역엔 늦게 대피한 사람도 많다보니 사체 옮기는 모습을 매일 본다"고 전했다. "근처 학교나 마을회관은 사체들이 가득한 사체안치소가 됐다"고도 밝혔다.

그에 따르면 현지에선 온나가와 원자력 발전소의 이상 발생을 심각하게 염려하고 있다. 현재 온나가와 원자력 발전소 인근의 미야기현 케센누마시와 남 산리쿠쵸 지역은 괴멸상태라고.



생존자는 "이런 소식을 메일로 보내 미안하지만, 이렇게나마 근황을 알리고 싶었다"며 "앞으로 밝은 내용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도 오늘 오후부터 휴대전화의 전파가 잘 잡혀 다행"이라며 "격려해줘 고맙다"고 말을 이었다.

이 글에선 이 일본인이 보낸 집 앞 풍경 사진도 볼 수 있었다. 그는 "아무래도 이곳은 복구하기엔 많이 늦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15일 "가족들은 무사하지만 집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며 "이곳엔 지진 충격으로 정신이 이상해진 사람도 있어 방화나 도둑 등 치안도 나빠지고 있다"는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11일 오후 2시 48분경 일본 동해안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해 일본 북동부 지역의 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지진 규모는 '일본 관측 사상 최대'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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