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유재석... 최고 스타엔터株 퇴출 초읽기

머니투데이 엔터산업팀=김동하,이규창,김지연,김건우,정현수 기자 2011.03.17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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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적 엔터기업 결정판' 스톰이앤에프 집중분석①]

편집자주 강호동·유재석·신동엽·윤종신·김용만…. 한국최고 스타들이 포진된 스톰이앤에프가 퇴출 위기에 처했다. 머니투데이 엔터산업팀이 스톰이앤에프 사태 뒤에 숨은 기형적 전속계약과 수익배분, 사채, 헤지펀드, M&A, 황금BW 등 기형적 단면을 심층분석한다.

'강호동, 유재석, 신동엽, 윤종신, 김용만, 고현정'

쟁쟁한 한국 최고스타들이 포진된 스톰이앤에프(이하 스톰)가 퇴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주가는 30개월만에 65분의 1토막 난 채 거래가 정지된 상태. 16일 한국거래소는 감사의견 '비적정'설에 대해 조회공시 답변을 요구했다. 사실일 경우 상장폐지된다. 이미 반기보고서도 제때 내지 못하고, 횡령·배임관련 조회공시 답변도 하지 못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있는 상태이다.

2007년 팬텀엔터테인먼트에 피인수, 엔터주로 탈바꿈한 스톰은 결국 횡령·금품로비·사기로 얼룩져 퇴출된 모회사 팬텀의 전철을 밟을 운명에 처했다.
소속 연예인들의 규모나 이름값을 볼 때 파급효과는 '제2의 팬텀'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 하락폭으로 봐도 소액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팬텀보다 스톰이 훨씬 크다.



회당 1000만원에 달하는 고액 출연료를 받는 '대한민국 최고스타들'이 뭉친 스톰은 왜 이렇게 몰락했을까.

유재석 고현정 강호동 김태우 윤종신 김용만(시계방향) ⓒ 머니투데이유재석 고현정 강호동 김태우 윤종신 김용만(시계방향) ⓒ 머니투데이


◇기형적 '연예인 모시기'가 초래한 '부메랑'…檢수사까지



소속 연예인들은 8:2, 더 나아가 9:1수준의 '기형적' 수익배분을 통해 사실상 이름만 건 채 수익 대부분을 가져갔다. 팬들이나 투자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스톰이 대한민국 최고의 엔터 기업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연예인들이 영입되면서 받아간 '전속계약금'은 스톰의 자산으로 잡힌 뒤 매년 '상각'돼 사라지면서 회사는 더욱 적자로 내몰렸다.

전속계약금이 '주식'으로 지급됐다는 의혹도 나온다.
신동엽, 강호동, 윤종신 등 연예인들에게 전속계약금을 주식으로 주고 이를 현 시가로 계산, 자산을 부풀려 사채자금을 동원했고, 이 사채자금은 회사로 들어오는 돈을 압류하는 악순환이 빚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유재석씨는 출연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다음달 15일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2009년 하반기 있었던 스톰과 IHQ와의 'M&A 경쟁'도 말뿐인 해프닝으로 끝나며 많은 투자자들을 울렸다. 증자에 참여하며 경영권 분쟁을 예고하던 은경표 스타시아 대표와 신동엽씨, 정훈탁 IHQ (239원 ▲22 +10.14%)대표 등은 의결권이 없다며 2009년 11월 열린 임시주총회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인수 능력도 안되던 적자투성이 스톰은 IHQ를 인수한다며 IHQ 주가를 끌어올렸고, 결국 IHQ최대주주였던 SK텔레콤 (50,800원 ▼200 -0.39%)만 지분을 비싸게 팔았다.

거액 전속금을 받고 모여들던 연예인들은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며 차례로 회사를 고발했고, 신동엽씨를 비롯해 많은 연예인이 탈퇴했다.
회사는 MBC '황금어장' 등의 외주 제작도 손을 떼야했고, 연예인 PD, 저축은행, 사채, 헤지펀드 등이 뒤엉킨 채 검찰의 횡령수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스톰이앤에프의 최대주주 변경 스톰이앤에프의 최대주주 변경
◇1/65 토막+워런트 2700만주+실질심사, 앞날은?

스톰 주가는 IHQ측과의 M&A공방으로 단기 폭등하던 2009년 9월 1만6950원을 꼭지로 1년 반만에 300원대로 수직하락했고 이후 65분의 1토막이 났다. 상장주식은 1500만주이지만 '검은 헤지펀드'로 불리는 피터벡앤파트너스가 보유한 워런트, 즉 잠재주식은 2700만주로 상장주식의 두배에 달한다.

스톰은 2008년부터 2011년 1월까지 대표이사가 5차례 바뀌었고 최대주주는 8번이나 변경됐다. 검찰 수사는 진행형이고 횡령에 대한 거래소의 '조회공시'요구에는 대답할 만한 능력도 의지도 없어 보인다.

과연 스톰이 검찰수사, 회계법인의 감사, 거래소의 실질심사, 2700만주의 물량폭탄, 소속 연예인들의 소송전을 뚫고 회생할 수 있을까. 아니면 또 한 번의 기적적 M&A로 이 많은 부실과 문제점들을 또 다른 투자자들에게 전가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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