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장기화…유가상승 끝이 없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1.03.0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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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104달러 돌파, 주변국 시위확산하면 유가 추가상승 요인

중동발 국제유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일 기색을 보이지 않으면서 고유가에 세계경제가 멍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중재안에 잠시 주춤했던 국제유가는 이후 리비아 내전이 오히려 격화, 주요 원유수송시설이 파괴됐다는 소식에 재반등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2008년 9월29일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104.42달러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2.51달러(2.5%), 일주일 전보다는 6.7% 올랐다.



런던 ICE에서 브렌트유도 장중 배럴당 116달러를 웃돌고 115.99달러로 마감했다. 전날 대비 1.2달러(1.0%) 뛴 결과다.

국제유가는 지난주보다 상승폭을 줄였지만 리비아산 고급 원유를 대체하기 어렵고 감산 규모도 적지 않아 안심하기 이르다. 주변 산유국의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어 유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리비아 고급油 대체 어려워= 리비아는 2009년 기준 하루 165만2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같은 기간 971만배럴 넘게 뽑아올린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하면 1/5 수준이고 이란(421만배럴), 이웃나라 알제리(181만배럴)보다 생산량이 적다.

하지만 리비아산 원유는 유황 함량이 적어 비교적 정제가 쉽다. 이보다 품질이 낮은 사우디산 원유를 같은 수준으로 정제하자면 많은 시설과 비용이 든다. 사우디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증산을 통해 리비아산 부족분을 양적으로 충당하더라도 질적인 차원에서 완전 대체는 불가능하다.

내전으로 인한 감산 규모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늘었다. 국제석유기구(IEA)는 리비아 하루 생산량 가운데 62% 가량인 100만배럴이 내전 탓에 사라졌다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 메릴린치는 세계시장에서 원유가 하루 60만배럴 부족하면 유가는 약 15달러 오른다고 추정했다. 리비아 원유생산이 전면 중단되면 유가가 40달러 오르는 것과 맞먹는다. 중동사태 이후 유가가 약 20달러 올랐다고 보면 유가는 리비아 변수만 갖고도 20달러 추가 상승, WTI 기준 124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사우디 너마저…"시위 전면금지"= 주변 아랍국가의 정정 불안도 예사롭지 않다.

사우디 정부는 반정부 세력이 잇따라 시위를 벌이고 오는 11일을 분노의 금요일로 예고하자 급기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위를 전면 차단하기로 했다. 사우디 내무장관은 시위대가 이슬람의 가치를 부정하고 있다며 집회·시위를 법에 따라 엄격히 금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레인에선 시위대가 인간띠를 만들어 수도 마나마를 에워싸는 등 반정부 시위를 계속했고 예멘의 살레 대통령은 하야 로드맵을 제시하라는 반정부 측의 요구를 묵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리비아 사태 장기화는 물론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수출도 차질을 빚을 경우 유가 상승세를 잡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에 세계 증시도 유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스트리트닷컴에 따르면 LPL파이낸셜의 제프 클라인탑 수석전략가는 "이번주 주가는 유가와 반비례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시위가 사우디로 확산되거나 이란의 반정부 움직임이 고조될지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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