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시위대는 대화 거부..카다피는 병력 증강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조철희 기자 2011.03.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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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개입도 불투명... 국제유가는 중재안 제의 소식에 하락반전(종합)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국제 중재안이 나오고 군사개입을 통한 사태 해결도 거론되지만 어느 것 하나 무게가 실리지 않고 있다.

석유시설 지역에 대한 카다피의 공습과 반정부세력의 반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카다피의 퇴진을 거듭 요구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국제유가는 중재안 제의 소식에 하락반전했다.



↑ 리비아인들이 반정부세력의 거점인 '리비아국가위원회'에서 총기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BBC방송 캡쳐↑ 리비아인들이 반정부세력의 거점인 '리비아국가위원회'에서 총기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BBC방송 캡쳐


◇반정부세력 "카다피 퇴진이 유일한 목적"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이 이끄는 리비아 반정부 대표단체인 국가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아메드 자브릴 대변인을 통해 국제 중재안 수용 여부와 관련해 "협상에 나설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자브릴은 이날 "협상이 있다면 그것은 단 한 가지, 카다피가 어떻게 리비아를 떠날지, 권력에서 어떻게 물러날지를 논의하는 경우일 뿐"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어떠한 협상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해 각국이 참여하는 중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으며 카다피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아랍계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국가위원회가 협상을 거절함에 따라 군사적 교착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카다피 친위세력과 반정부세력 모두 광활한 사막 지대를 통과해 대규모 병력과 무기를 실어 나를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카다피 아프리카 용병 추가 고용

카다피 친위세력의 근거지인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50대의 한 시민이 카다피 민병대에 의해 지난주 사살당한 사건을 계기로 일부 주민들이 4일 금요예배 후 새로운 시위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카다피의 보안병력은 최근 며칠 동안 트리폴리에서 관련자 색출을 위해 대대적인 체포에 나서는가 하면 수많은 주민들이 실종되거나 살해돼 트리폴리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ABC방송↑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ABC방송
카다피는 석유시설 지역 탈환에도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날 카다피는 리비아 제2의 정유시설이 있는 동부 브레가를 빼앗기 위해 공습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반정부군은 브레가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다피가 아프리카 말리와 니제르에서 수백명의 용병을 추가로 고용하며 병력 증강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카다피 친위세력은 브레가에서 지상 공격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다피 친위세력은 정유공장과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라스 라누프를 탈환하기 위해 나섰다 반정부군의 반격에 막혀 서부지역으로 철수했다. 서부 도시 자위야와 미스라타에서도 카다피 친위세력의 공격은 무위에 그쳤다.

◇美 대통령 "리비아사태에 모든 옵션 고려"

오바마 대통령은 카다피의 퇴진을 거듭 요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우리가 취한 비군사적인 조치 이외에 모든 종류의 옵션을 보고하도록 군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옵션에 '비행금지구역' 설정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것도 우리가 검토하고 있는 선택사항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하지만 군사개입에 긍정적이던 독일이 "군사개입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반대했고 중국도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거부 입장을 밝힘에 따라 국제사회의 군사개입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아울러 이날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카다피와 그의 가족 및 측근들을 대상으로 반인류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28일 예비조사에 들어간 지 사흘 만의 조치다.

루이스 모레노오캄포 ICC 수석검사는 "리비아의 유혈사태와 관련 이날부터 공식적으로 반인류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카다피의 경호실장, 외무장관, 정보국장, 보안군 총사령관 등이 혐의자로 지목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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