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많아진 신한맨들과 새 회장의 과제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1.03.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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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금처럼 '내가 OOO이란 사람과 친분이 있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을 더이상 방치해선 안됩니다."

신한금융 고위관계자가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의 1순위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가 언급한 이 한 문장 속에는 많은 뜻이 담겨 있다.

우선 신임 회장은 '친라(친 라응찬 전 회장) 대 반라'의 구도로 갈라진 분파주의가 뿌리내리지 않도록 서둘러 분파주의를 타파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부터 '어느 편'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신임 회장 선출전의 일이지만, 지난해말 인사때처럼 '어느 편'에 대한 보복성 인사가 되풀이된다면 조직 화합은 물건너간다. 화합이 깨진다면 금융업계가 모두 부러워했던 신한맨들의 독특한 DNA, 즉 조직 로열티도 사라질 것이다.

지난 내분사태 촉발이 최고경영자(CEO)의 그릇된 주인정신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지난 '신한사태'이전만해도 주인의식은 부러움의 대상이었음이 분명하다. 주인의식 속에서 자라난 경쟁관계를 '편가르기'가 아닌 이전과 같은 건강한 '긴장관계'로 다사 되돌려 놓는 것이 신임 회장의 역할이다.



신한금융에서 10여년 넘게 일해온 직원들은 벌써부터 과거를 회상한다. 신한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부장급 직원은 "서로 다른 캐릭터를 가진 임원들이 치열한 긴장관계를 형성하며 일하던 때는 조직이 정말 살아 숨을 쉬는 생명체 같았다"고 회상했다.

금융권에서 일하는 이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그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조직보다 내부통제와 조직충성도가 높았던 신한금융 직원들에게는 내분사태를 겪으며 이 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을 것이다.

한 회장은 친화력이 뛰어나고 다른 이들의 의견을 귀담아들을 줄 아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사람을 잘 다룰 줄 안다는 의미다. 한 회장이 둘로 갈라진 신한금융을 하나로 만드는 화합의 아이콘이자 그룹 발전을 위한 경쟁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눈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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