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치솟는 유가에 이틀째 곤욕..다우 -107p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2011.02.24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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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격으로 HP 어닝쇼크까지

리비아 사태와 치솟는 유가에 뉴욕증시가 이틀째 곤욕을 치렀다. PC 매출이 예상밖으로 크게 둔화된 휴렛팩커드 충격까지 겹쳐 장중 반등다운 반등도 못했다.

2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1만2100선으로, S&P500지수는 1300근처로 밀려났다.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07.01포인트, 0.88% 떨어진 1만2105.78로, 나스닥지수는 33.43포인트, 1.21% 내린 2722.99로, S&P500지수는 8.04포인트, 0.61% 하락한 1307.4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개장전 지수선물 상승세를 보이기도 하는 등 조정 극복의 기미를 엿보였다. 그러나 오전까지까지도 그런대로 버텨내는 듯 했다. 그러나 점심이 가까와지면서 유가가 급등세를 연출하며 미끄럼 타 듯 내려갔다. 다우지수는 장중 최저 전날대비 150포인트 빠진 1만2063까지 낙하했다. 특히 WTI 원유가 장중 100달러를 노크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후 유가가 상승폭을 줄인 채 마감하고 미국이 대 리비아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낙폭을 줄였다. 다우종목중에서는 전날과 비슷하게 엑손모빌과 셰브론 2개의 석유관련주와 크래프트 푸드와 코카콜라, P&G 등 3 개의 경기방어주만 올랐다.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각각 1.9% 씩 올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휴렛 팩커드 어닝쇼크까지

이날 휴렛팩커드가 4분기 PC매출이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며 관련주가 된서리를 맞았다. 휴렛팩커드는 9.62%나 폭락했고 PC 마이크로 프로세서 제조기업인 인텔도 3.03%주저앉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전날 휴렛팩커드는 실적발표를 통해 11월~1월중 소비자부문 매출이 12%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기간중 연말 연휴매출이 들어있어 투자자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갔다. 더욱이 2월~4월 매출전망도 월가 예상치 326억달러에 10억달러 가량 못미치는 316억달러로 내놔 실망감을 증폭시켰다.


휴렛 팩커드의 PC매출 부진이 예상 보다 크자 월가도 혼란스런 모습이었다. 시스코 처럼 스마트기기 등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었는가 하면 소비자 PC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 브렌트유 110달러 돌파, WTI도 장중 한때 100달러 노크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미서부텍사스 원유)가격은 장중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상향돌파했다. 4월인도분 WTI 선물가격 마감가는 전날대비 2.68달러, 2.8% 오른 98.1달러다. 오후 한때 전날대비 배럴당 4.59달러, 4.8% 오른 100.1달러를 기록한 이후 상승폭을 소폭 축소했다. WTI값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08년 10월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후 런던 IEE에서 4월 인도분 북해 브렌트유는 배럴당 전날대비 5.2달러, 4.92% 오른 110.98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런던 시장에서 11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0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가다피는 수도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고립된 채 반정부 세력과 일전을 불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 세계 굴지의 에너지 기업들은 이번 주 들어 리비아 정정 불안이 심화되고 리비아 정부의 강경진압이 무자비한 비극으로 치닫자 리비아 내 원유 생산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본국으로 피신시키고 있다.

토탈은 23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리비아에서 생산 중단을 시작 했다"고 밝혔다. 토탈은 지난해 일 평균 5만5000배럴을 리비아 유정에서 생산했다. 이는 토탈 원유 생산의 2.3%에 해당된다. 토탈은 21일 리비아에서 직원들을 본국으로 철수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페인 최대 석유회사 레스폴, 독일 최대 석유회사인 빈터스할,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 기업 에니도 리비아 내 석유 생산을 일부 중단한 상태다.

한편 미국은 가다피의 폭력저항을 중단시키기 위해 제재 등 다각도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리비아 사태 여파로 금값이 추가 상승, 2달래 최고치로 마감했다. 4월 인도분 금 선물값은 전날대비 온스당 12.9달러, 0.9% 뛴 1414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5일 연속상승으로 올 1월3일 이후 최고치다. WTI유가와 브렌트유가격이 각각 배럴당 100달러, 110달러를 넘어선 것을 계기로 상승폭을 키웠다.

◇집값 하락 속 주택매물 처리 활발

이날 증시에서는 리비아 악재에 가려졌으나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건수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며 8개월 최다를 기록했다.

1월 기존 주택 매매건수는 전달대비 2.7% 늘어난 536만 건으로 업계 예상치 522만 건을 상회했다. 가격이 하락한 매물이 주택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역대 최저 수준인 모기지 금리가 주택 구입을 한층 수월하게 하고 있다.

기존 주택 가격 중간 값은 15만8800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보다 3.7% 하락했다. 주택구매가 늘며 기존주택 재고도 연 338만채로 2009년 12월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집값 하락으로 주택매물이 소화되면서 재고가 급감한다는 것은 곧 주택값이 오르고 신규 주택구매로 수요가 확산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한편 고급 주택 건설업체 톨브러더스도 11월~1월 주택수주량이 4% 늘어났다고 보고한 가운데 지난해 4분기에 비해 흑자전환했다. 이 영향으로 이날 톨브러더스는 2.12% 올랐다.

미국 건축 자재 유통·주택 개조 업체 로위스는 지난해 4분기에 주당 21센트의 분기 순익을 기록하며 업계 예상 주당 순익 18센트보다 좋은 실적을 내놨다.

미국 백화점 체인업체 삭스도 업계 예상을 웃돈 분기 순익을 기록했다.

삭스는 지난해 회계연도 4분기(~1월)에 2500만 달러(주당 14센트)의 분기 순익을 거두며 3년 만에 처음으로 4분기에 흑자를 기록했다.

삭스는 여성복, 남성복, 지갑, 구두 수요가 고르게 늘어났다고 밝히며 올해 동점포 매출이 최소 10%대 중간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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