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헤지' 물가연동채권에 돈 몰린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1.02.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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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美 채권발행 1000억불로 사상최대… "투자 적기 이미 놓쳤다"는 지적도

인플레 우려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으로 인플레 헤지수단으로 각광받아온 물가 연동 채권 투자가 늘고 있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물가 연동채권 발행이 활발한 국가로 돈이 몰리고 있다. 물가 연동채권은 투자 원금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뒤 그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이다.

이미 중국의 인플레 우려가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데다 1월 영국의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로 목표치 2%를 상회하고 독일 물가도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 우려가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이 재빨리 투자패턴 전환에 나선 것.



물가 연동채권의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올해 발행하는 채권 규모는 1000억달러 이상으로 사상최고에 달할 전망이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인플레 헤지' 물가연동채권에 돈 몰린다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터의 필립 아펠 금리 투자전략가는 “인플레에 헤지하고자 한다면 물가 연동채권에 돈을 묻어놓는 것이 확실한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보여주는 물가연동 국채와 명목국채 수익률 손익분기 비율(break even rates)도 크게 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작년 8월말 1.51%에서 2.29%로 올랐고 같은 기간 영국에서는 2.5%에서 3.21%, 프랑스에서도 1.57%에서 2.20%로 상승했다.

그러나 물가 연동채권을 사는 것이 과연 적절한 인플레 헤지수단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인플레를 유발시킨 상품과 식품관련 자산에 대한 노출을 늘리는 것이 더 빨리 나은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밀 커피 카카오 면화와 같은 농산물 뿐만 아니라 광산 관련주에 대한 투자가 바로 그것이다.


이와 같은 상품들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 또한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는 투자처다.

베어링 에셋의 토비 냉글 이사는 “상품과 같은 외생적 요인에 투자를 늘리는 것은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말했다.

유럽 최대 펀드 자산운용사중 하나인 M&G는 부동산 장기 임대로 물가연동 투자 대안을 찾고 있다. M&G는 영국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에 부동산을 임대해 수익을 올리기로 했다.

세계 최대의 채권펀드인 핌코도 인플레에 대처하기 위해 장기 고정금리 국채 대신 비슷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단기 회사채 투자를 투자자에게 추천하고 있다. 회사채가 경기회복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고 경기가 개선될 때는 신용위험이나 디폴트 위험보다 인플레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물가 연동채권 투자의 호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여름 미국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차 양적완화 조치를 취했을 때가 물가 연동채권 투자 적기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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