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기업 조단위 부채에 효성 손들어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11.02.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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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순위 43위의 중견 건설사 진흥기업 (959원 ▲3 +0.31%)이 사적워크아웃을 진행키로 했다. 대주주인 효성 (62,000원 ▲1,600 +2.65%)이 사실상 진흥기업에서 손을 떼는 셈이다.

증권가에선 단기간엔 효성의 주가에 악영향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론 잠재돼 있던 악재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진흥기업은 우리은행 등 채권은행에 사적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기촉법 만료에 따라 은행간 협의에 따른 사적워크아웃이 진행된다.

통상 워크아웃이 진행되면 기존 대주주의 주식은 감자를 통해 의미없는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하게 된다. 효성의 진흥기업 투자금은 일부 손실이 불가피하다.



효성은 그동안 진흥기업에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다. 2008년 1월 인수 과정에서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 931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57.6%를 확보했다. 이후 2009년 4월과 7월에 각각 84억원, 1308억원을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했다.

하지만 진흥기업의 실적은 개선되지 않았다. 2008년말 5749억원 수준이던 부채규모는 2009년말 6863억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235%에서 290%로 늘었다. 2009년 매출액 6140억원에 영업손실 410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손실 1495억원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까지도 영업손실 278억원, 당기손실 5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현재 부채비율은 174%로 개선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의 PF대출 잔액이 발목을 잡고 있다. PF대출은 시행사를 통해 발생하기 때문에 진흥기업의부채엔 잡히지 않지만 지급보증을 통해 실제론 진흥기업이 감당하게 된다.


진흥기업의 3분기 말 PF대출 잔액은 8343억원 규모다. 여기에 단기 차입금 2688억원을 더하면 1조원에 달하는 단기 부채가 쌓여 있는 셈이다. 반면 3분기말 현금성 자산은 38억원에 불과해 유동성이 극히 어려운 상황이다.

진흥기업은 "높은 수준의PF대출이 현금흐름 및 재무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부채 부담에 효성도 더 이상 지원이 힘들다고 판단했다. 물량 몰아주기 등 계열사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자체적인 수익을 내지 못하는 한 추가적인 자금수혈은 의미가 없다고 본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진흥기업이 독자적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데 단기간에 이를 달성하긴 힘들 것"이라며 "효성 입장에서도 무한정 자금 수혈은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반면 진흥기업과 결별이 효성의 주가 흐름엔 긍정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여했지만 장부상으론 약 1600억원의 지분 가치가 있다. 손실폭은 이 범위내에서 제한된다. 추가 수혈이 중단됐다는 점에서, 악재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주가엔 긍정적이다.

유영국 KTB증권 연구원은 "효성의 최근 주가 하락은 진흥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으로 진흥기업의 워크아웃 신청은 호재다"며 "효성의 업황은 사업부문별로 중공업은 전년 수준을 보이고 섬유 등 다른 부문은 상당히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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