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자문형랩 수수료 인하를 주도하겠다”고 밝힌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든 것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모든 자문형랩 수수료를 1.90%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종전 3%보다 무려 36.6%(1.10%포인트) 저렴한 것으로 그야말로 파격적인 조치다.
이번 수수료 인하는 자문형랩에 제한된 것으로 펀드랩, 해외투자랩. 머니마켓랩(MMW) 등 다른 랩어카운트 상품은 기존 수수료가 그대로 부과된다.
미래에셋 고위관계자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자문형랩 서비스 수준에 맞춰 수수료를 최대한 낮췄다”며 “단기적으로는 회사 수익이 감소할 수 있겠지만 수수료가 인하되면 수익률 등 상품 경쟁력은 좋아져 중장기적으로 더욱 유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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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래에셋증권의 자문형랩 잔고는 8000억원 정도다. 따라서 이번 수수료 인하 결정으로 미래에셋증권은 자문사 수수료를 제외하고 연간 약 60억원 가량의 손해를 볼 것으로 추산된다.
당초 미래에셋증권 내부에서는 회사 수익 등을 고려해 50bp(0.5%) 정·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고객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최대한 낮추라”는 박현주 회장의 지시에 따라 파격적인 인하 결정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경쟁 증권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수수료 인하폭이 예상보다 너무 크기 때문이다.
대형증권사 한 랩어카운트 담당 임원은 “0.5% 정도라면 모를까 1% 이상의 차이라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며 “삼성증권 등 자문형랩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증권사들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