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미호 선원 석방... 숨막혔던 124일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1.02.0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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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됐던 금미호 선원 전원이 석방됐다. 정확히 4개월, 124일 만이다. 이번에 금미호 선원들이 석방되기까지는 말 그대로 긴박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금미호는 지난해 10월 9일 새벽 케냐 해상에서 조업을 하던 중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해적들은 납치 직후 해운사에 인질들의 몸값으로 650만 달러를 요구했다. 이후 케냐 몸바사의 한국 교민 김종규(59)씨가 해적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김 씨가 해적들과 석방 협상이 시도했지만 석방금 등을 놓고 의견을 좁히지 못해 가시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석방 협상은 지난해말부터 재개됐다. 해적들이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의 건강상태가 더욱 악화되자 적극적인 협상에 나선 것. 해적들은 당시 협상금을 60만 달러로 10배 가까이 낮추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으로 해적들이 금미호 선원들에게 보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목소리가 제기됐다. 우리 정부가 해적과는 타협하지 않고 강력 대응한다는 입장을 천명하면서 더 이상 몸값을 요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선 금미호 선원들과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 생포한 해적들을 금미호 선원들과 맞교환하자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석방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이마저도 대부분 해적들은 같은 파벌이 아니면 맞교환에 회의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여기에 삼호주얼리호 구출 이후 해적들이 연락을 끊으면서 선원 가족들의 마음은 더욱 타 들어갔다.

금미호 인질 석방 협상이 점점 장기화되자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은 물론 일부 선원들의 건강상태가 악화됐다. 경제적 여유가 없던 해적들이 계속 인질들을 붙잡고 있는 것도 경제적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을 계기로 더 이상의 석방 협상이 어려워졌다. 결국 해적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인질 석방 밖에 없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삼호주얼리호 인질 구출을 계기로 한국 선박은 돈이 된다는 선례가 바뀌었다"며 "해적들이 여러 여건상 석방금을 받아내기 어려워지자 선원들을 석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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