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태프 '월급 52만원'…최고은작가 추모성명

머니투데이 정지은 인턴기자 2011.02.0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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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고은 작가는 설을 앞둔 지난 달 29일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의 월셋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최고은 작가는 설을 앞둔 지난 달 29일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의 월셋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사망한 고 최고은(32) 작가의 소식에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이하 영화노조)는 "책임을 통감한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영화노조는 9일 '고(故) 최고은 작가를 추모하며'라는 성명서를 통해 "고인의 죽음 뒤엔 창작자의 재능과 노력을 착취하고 이윤창출 도구로만 쓰려는 잔인한 대중문화산업의 논리가 있다"고 영화계 현실을 고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영화 스태프들의 2000년 연평균 소득은 337만원, 2009년엔 623만원이다. 10년 전에 비해선 조금 나아졌으나 월급으로 치면 52만원이 채 되지 않는 액수로, 여전히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영화노조는 "영화 스태프의 특성상 실업기간이 반복된다"며 "최소한의 생계를 위해 실업 부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정부에 계속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최씨의 죽음에 대해서는 "명백한 타살"이라며 실업부조제가 있었다면 안타까운 죽음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인 시나리오 작가들이 영화 한편 당 받는 개런티는 보통 1500~2000만원이라고 한다. 이들은 총 개런티 중 일부인 300~500만원을 받고 시나리오를 넘긴다. 잔금은 제작에 들어가야 받을 수 있는데, 제작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아 임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영화노조는 "지금 슬픔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고인이 남긴 짐을 되새며 영화계 현실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 최고은 작가는 설을 앞둔 지난 달 29일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의 월셋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췌장염을 앓던 고인이 수일째 굶은 상태에서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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