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 측은 8일 "지난 달 29일 밤 9시 56분에 신고가 접수됐다"며 "당시 최씨는 매우 마른 상태였다"며 "자세한 사항은 3주 뒤 부검 결과가 나오면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설을 앞둔 지난 달 29일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의 월셋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다가구주택에 살던 2층 세입자 송모씨(50)가 발견한 해 경찰에 신고한 것.
사망 전, 최씨는 송씨에게 “그 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라는 쪽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을 딱하게 여긴 송씨가 음식을 챙겨왔을 때 이미 최씨는 숨진 상태였다.
최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재학 중이던 2006년 12분 짜리 단편 영화 '격정 소나타' 감독으로 나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단편의 얼굴상'을 수상했다. 2007년 졸업 후 제작사와 일부 시나리오 계약을 맺기도 했으나 영화 제작까지 이어지진 못하고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씨는 따로 빈소를 마련하지 않은 채 1일 충남 연기군에 위치한 은하수공원에서 화장됐다. 오는 12일엔 지인들이 모여 추모식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