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發 악재, 수에즈운하 폐쇄 여부가 관건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1.01.3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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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정유, 화학, 조선업 수혜..자동차 IT는 부정적"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사태로 인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락세다. 전문가들은 이집트 경제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지만 수에즈 운하 폐쇄와 주변 국가로 시위 확산 가능성을 우려했다.

31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코스피시장은 전거래일보다 1.08%(22.74포인트) 하락한 2079.00을 기록 중이다. 이집트 사태에 따라 지난 28일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39% 내렸고, 영국과 프랑스도 각각 1.40%, 1.41% 하락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집트의 경제규모가 한국의 1/5에 불과하고 주요 산유국이 아니기 때문에 그 자체로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다른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독재정권 국가들로 격렬한 민중 시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김지현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지난 28일 유가가 4%이상 급등하고 29일 사우디증시가 6.4% 급락한 점은 이집트의 대규모 폭력 시위가 중동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경제에 미칠 가장 중요한 영향은 수에즈 운하다. 이집트가 주요한 석유 수출국이 아니지만 길목에 수에즈 운하고 있고, 운하가 막히면 중동에서 생산된 원유가 북미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공급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수에즈 운하가 이집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막힐 가능성이 낮지만 사태가 최악이 될 경우 조선 해운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1967년 수에즈운하 폐쇄가 초대형 유조선 제작의 시발점이 되는 등, 조선 산업의 발전과 해운업체 성장 동력이 됐다는 설명이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정유업은 수에즈 운하 폐쇄가능성이 더해지면서 유가 상승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며 "정유주와 중동지역 화학제품 공급물량의 일시적인 감소에 따른 화학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건설업종에 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올해 800억 달러의 해외 건설수주가 목표지만 중동 국가들의 사태가 확산될 경우 전망을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장기적으로 각 정부가 임금 인상과 일자리 창출 등의 유화책을 위해 건설투자를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반정부 시위로 각 정부가 유화책을 내놓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론 발주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건설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종도 수에즈 운하를 통해 이뤄지는 아시아와 유럽간의 자동차 수출입이 많다는 점이 우려됐다. 또 TV 핸드폰 업종의 투자심리도 둔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중동 지역 수출 품목은 자동차가 22.2%, IT기기가 20.4%, 에어컨이 19.0% 순으로 차지하고 있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새로이 수립되는 정부가 미국 및 유럽의 서방국가들과 여전히 우호적인 입장을 취할 것인지 아니면 자원민족주의가 부활할 것인지가 글로벌 경기의 리스크 요인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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