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무상시리즈, 통일준비 포기로 간주해야"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1.01.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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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블로그 통해 고강도 '비판' 이어가..."비난·질타 두려워하면 비겁한 정치인"

"민주당은 이번 무상시리즈로 진정성있는 통일 준비 정당이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돼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오세훈 "무상시리즈, 통일준비 포기로 간주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주당이 내놓고 있는 무상급식·복지·의료 등 무상정책과 관련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지난 29일 자신의 블로그(blog.naver.com/ohsehoon4u)에 올린 ''5세 훈'이의 철없는 나라걱정, 미래걱정'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다.

오 시장은 먼저 "요즘 욕 많이 듣는 거 잘 알고 있다"며 "'애들 밥 갖고 인색하다', '쩨쩨하다', 심지어 '5세 훈이'라는 칭호도 얻었다"고 말을 꺼냈다.



특히 "천만 시민의 행복과 서울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서울시의 수장으로 대화와 타협이 필요할 때와 단호하고 우직하게 일을 끌어야 할 때를 구분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면서 "비난과 질타가 두려워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멈추거나 타협하는 것은 오히려 더 비겁한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남북분단 상황과 통일의 관점에서 민주당의 무상정책을 거듭 비판했다. "통일에 대한 고민 없이 무상 정책을 쏟아놓는 것은 역사 의식과 미래에 대한 최소한의 준비도 없는 무책임한 행위"라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지금 무상시리즈를 한꺼번에 시행하면 통일 이후의 재정부담은 어떻게 감당해낼 생각인가"라며 "독일의 경우 1991년부터 2003년까지 들어간 통일 비용은 2000조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남한과 북한의 경제 격차를 고려하면 우리의 통일 비용은 독일의 수십 배에 이를 것"이라며 "2005년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통일이 되면 남한의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북한에 동일하게 지원할 때 향후 10년간 약 500조원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는 통일 이후 10년간 가구당 최소 2500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이런 통일 비용까지 고려한 소득수준과 경제 상황에 맞는 '복지 마스터플랜'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남북분단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전체 예산의 10%를 국방비로 써야 하는데, (무상복지 사례로 들고 있는) 스웨덴이나 핀란드와 지출 금액으로 비교하면 5배나 많은 규모"라며 "결국 복지 등 다른 곳에 사용할 돈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오 시장은 "국민소득 2만달러, 3만달러, 4만달러의 시대에 맞는 긴 안목의 '복지 로드맵'을 갖고 있어야 지속가능한 복지를 구현하고, 다음 세대와 그 다음 세대에 부담을 지우는 과오를 막을 수 있다"며 "치밀하고 견고한 계획이 없다면 선거 때마다 표심잡기 복지 포퓰리즘이 사회 전체를 흔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어리석은 사람은 이미 발생한 일도 모르고, 현명한 사람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까지 내다본다는 말이 있다"고 전제한 뒤 "우리 세대가 나무를 심으면 다음 세대는 그늘을 얻을 것이고, 나무를 베어버리면 다음 세대는 땡볕에 고생할 수 있다"며 "서울시민이 미래를 내다보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실 것으로 믿는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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