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反정부 시위 확산… 전국 야간 통금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11.01.29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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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반정부 시위가 28일(현지시간) 최고조에 달했다. 수만명의 시위대가 거리를 장악하고 무바라크 정권의 퇴진을 요구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선 금요예배를 마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이집트를 30년간 장기 집권해온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시민들은 최루탄, 고무탄, 물대포 등으로 시위대를 해산시키려는 경찰에 투석으로 맞섰다. 이날 시위는 지난 25일 이집트에서 시위가 본격화된 이후 최대 규모였다.



AP통신은 수천명의 시위대가 이날 오후 카이로에 있는 외교부와 방송사 건물에 모였고 수에즈에서는 경찰서에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1~2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30년간 집권해온 무라바크 정권의 부패에 대해 극도의 분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오는 9월 대선에서 무라바크 대통령이 직접 출마하거나 아들인 가말 무라바크 집권 여당 정책위 의장에게 권력을 물려주겠다는 징후가 포착되면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무바라크 정권은 시위대의 기세를 꺾기 위해 이날 야간 통행금지를 내렸다. 시위가 가장 격렬한 카이로를 비롯해 알렉산드리아, 수에즈에서 오후 6시부터 오전 7시까지 시민들의 통행을 제한했다.

이집트 정부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시위가 곳곳에서 이어지자 무바라크 정권은 군대를 동원해 치안을 책임지도록 했다. 또 야간 통행금지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현재 이집트에선 인터넷과 휴대전화는 작동되지 않는다. 영국의 이동통신업체 보다폰은 이집트 관계 당국이 모든 이동통신업체에 대해 이집트 내 지정 지역에서 서비스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정적이자 반체제의 구심점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날 카이로 인근 기자에서 금요예배를 마친 뒤 시위에 참여했지만 곧바로 경찰에 연행돼 가택연금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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