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투자의 달인들 "채권 버려라"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1.01.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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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도 인플레 경고등, 기준금리 인상시 국채시장 '패닉' 가능성

↑최근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의 그루(Guru)들이 '채권을 버리라'고 한 목소리로 조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채권왕 빌 그로스, 상품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가치투자의 대가 제러미 그랜담. ↑최근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의 그루(Guru)들이 '채권을 버리라'고 한 목소리로 조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채권왕 빌 그로스, 상품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가치투자의 대가 제러미 그랜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왜 채권에 투자하려 하는가. 국채를 버리고 위험자산으로 가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의 그루(Guru)들이 '채권을 버리라'고 한 목소리로 조언하고 나섰다. 이머징마켓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조차 물가 상승 압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채 투자는 '어리석은 짓'이라는 지적이다.

세계 최대의 채권펀드 회사인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이자 '채권왕'으로 유명한 빌 그로스는 "인플레이션 추세가 계속되고 있고 채권 수익률이 이토록 낮은 상황에서 왜 채권 투자자가 되려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로스는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영국의 물가상승률(CPI)이 3.7%에 달하고 미국도 2%대"라며 "실질적인 채권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점이 뚜렷한데 채권을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로스는 물가상승률이 일부 가격에 반영되는 물가연동채권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채권보다야 낫겠지만 더 나은 투자 대상이 있는데 굳이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로스는 특히 국가 부채가 많은 선진국 국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상품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실질적인 인플레이션의 수준을 숨기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채권 투자를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점증될 때 가장 확실한 투자 대상은 상품이라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며 "상품은 경제가 잘 되면 많이 팔려 오르고 경제가 잘못 되면 각국 정부가 돈을 더 풀어 돈의 가치가 떨어져 상대적인 가치가 오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 때문에 통화 가치, 특히 선진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며 전세계 돈은 결국 실물자산으로 몰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가치투자의 대가인 제러미 그랜담 GMO펀드 회장도 전세계 국채가 향후 10년간 연평균 마이너스 수익률을 낼 것이라며 채권을 피하고 주식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랜담은 향후 10년간 미국 국채의 연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0.2%, 미국 이외 국채의 연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0.9%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윌밍턴 트러스트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최소 7년간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추세에 따라 채권이 투자할만한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윌밍턴은 채권보다는 주식, 특히 이머징마켓 주식이 유망하다고 권고했다.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기준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은 상황에서는 여러 자산들의 가격 흐름이 엇비슷하게 움직이지만 일단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채권, 특히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며 채권시장에 '패닉'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지펀드인 웰튼 인베스트펀드의 창립자 패트릭 웰튼은 "어떤 투자자산도 인플레이션의 타격을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다"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투자 통화도 다각화하라"고 말했다. 얼라이언스 자산운용의 대표인 로드 데이비슨은 "채권에 투자하려면 국채보다 차라리 위험자산인 하이일드본드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 속에 호황을 누려왔던 안전자산, 국채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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