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포스코 신용등급을 또…

더벨 김익환 기자 2011.01.1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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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계획대로 투자하면 신용등급 하락 압력 커질 것"

더벨|이 기사는 01월17일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포스코 (398,000원 ▼4,500 -1.12%)의 국제 신용등급이 또 다시 하락 위기에 놓였다. 대규모 투자와 함께 미래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기업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어 재무상황이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악화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와 국제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원가부담 증가로 수익성에도 경고등이 켜져 재무악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7일 포스코의 국제 신용등급(A2)이 추가 하락할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17일 밝혔다. 무디스는 지난해 8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문제삼아 A1이던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조정한 바 있다.



무디스는 당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해 등급 조정이 끝난 것이 아님을 암시했다.

크리스 박 무디스 부대표 겸 선임애널리스트는 이날 “포스코의 올해 투자계획은 예상되는 현금흐름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며 "이미 A2 등급의 마지노선에 있는 재무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올해 9조8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중 2조원은 타 기업 인수자금 등 신사업 투자용으로 배정했다.


무디스는 포스코의 수익성도 올해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합병으로 인한 영향 뿐 아니라 원재료값 상승과 내수 수요의 둔화로 주력사업인 철강부문의 마진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규모 투자와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된다면 포스코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부채비율(debt/EBITDA)은 올해 2.3배 이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는 신용등급을 A2등급 아래로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포스코가 추정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5조7000억원이다. 크리스 박 애널리스트는 "당초 무디스가 예상한 수준을 다소 밑도는 결과"라며 "제조원가의 증가로 마진이 감소한데다 원가상승을 고객들에게 전가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가 신용등급 하락 위험에서 벗어나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재무건전성을 A2등급에 걸맞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무디스는 포스코의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부채비율이 2배 이상이고 영업이익 기준 이자보상배율이 9배 밑으로 떨어질 경우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고려하고 있다.

포스코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수익성을 끌어올리거나, 투자를 계획보다 줄이거나, 자본을 확충하는 등 3가지 중 하나 이상이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이 당장 가시화되기 어렵고, 투자축소나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은 쉽지 않을 결정이어서 당분간 신용등급 하락 우려를 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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