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으 한 재개발 현장 ⓒ이명근 기자
15일 국토해양부와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수도권 재개발·재건축사업장 중 사업시행인가까지 마치고 관리처분인가를 기다리는 구역은 모두 128곳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사업시행인가를 마쳐 올해 관리처분인가를 받기 어려운 구역을 제외하더라도 83곳에 달한다.
하지만 2인 가구 이상 전세수요자들에게 필요한 아파트는 올해 수도권에서 11만9000가구로 지난해보다 2만3000가구가 부족하다. 다세대,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포함한 전체 주택 입주량의 감소폭이 크지 않다고 해도 실제 전세수요자에게는 타격이 큰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국토부는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사업추진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내놨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통해 시도지사가 사업시기를 늦출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겠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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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 관계자는 "2월 임시국회에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법이 통과되도록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지자체는 인근 주택공급 물량, 가격변동 추이 등을 감안해 조례로 이주 수요 분산 기준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 개정과 조례 공포까지 시일이 걸려 당장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국토부도 조례제정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 없는 상태다.
조례가 제정되더라도 재개발·재건축 사업 진척에 걸림돌이 돼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공공관리제 시행 영향과 경기 침체 여파로 정비사업 진행이 더뎠고 사업 인·허가가 원활하지 못해 대기 중인 사업장이 많아서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과장은 "이번 1.13대책으로 사업 시기조절까지 진행된다면 관리처분 인·허가 등을 받기는 더욱 어려워 질 수도 있다"며 "사업이 추가로 지연되면 주민 불만이 팽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수요 분산이 장기적으로는 주택공급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현재 공공사업도 지연된 곳이 많은데 도심 아파트 공급이 지연되다보면 내후년 입주물량 확보가 어렵게 된다"며 "집값은 안정기조로 가는데 집을 사려는 수요는 없고 전세수요가 증가해 전세난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