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들 "아직 안 죽었다"…아이패드 출시 후 판매량↑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2010.12.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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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판매량 예상치 60% 이상 상회할 듯...저가공세·풍부한 콘텐츠 장점

"아이패드는 결국 킨들을 죽이지 못 했다(The iPad Wasn't a Kindle-Killer After All)."

지난 4월 애플이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출시하자 많은 시장전문가들은 아마존의 e북 리더기인 킨들의 입지가 흔들릴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아이패드는 출시 두 달만에 200만대 판매량을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하며 전자책 리더기 시장을 위협했다.

아이패드에 'KO패' 당할 것 같았던 킨들은 오히려 '반격'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킨들의 예상 판매량이 800만대로 시장 전망치를 60% 이상 상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아마존은 "라이벌 제품인 아이패드가 출시된 이후 킨들의 판매량은 더 늘었다"고 밝혔다.

↑킨들의 광고 한 장면. 흑백인 킨들은 햇볕에도 눈이 부시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킨들의 광고 한 장면. 흑백인 킨들은 햇볕에도 눈이 부시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가공세'로 아이패드와 접전=아이패드가 날개돋친 듯 팔리자 아마존은 가격을 대폭 내렸다. 2007년말 1세대 킨들의 가격은 399달러였다. 그러나 지금 킨들 와이파이 모델은 139달러에 살 수 있다. 3G와 와이파이가 모두 가능한 모델도 189달러로 초기 가격의 절반도 채 안 된다.



짐 프리드랜드 코웬앤코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이 내년 중순 쯤 가격을 99달러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판매량도 올해 예상치의 두 배에 가까운 14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책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다들 가격을 내리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킨들보다 저렴한 제품은 없다. 미 최대서점 반즈앤노블이 출시한 전자책 리더기 누크는 가격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149달러로 킨들보다 10달러 비싸다. 새로 출시된 누크칼라는 249달러며, 아이패드는 가장 싸게 사도 299달러다. 후발주자로 미국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의 갤럭시탭도 2년 약정을 맺는다해도 단말기값은 399달러다.

미국의 한 IT전문 블로그는 킨들, 아이패드, 누크의 특징을 비교하며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킨들이 승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킨들 3, 누크 컬러, 아이패드. ↑왼쪽부터 킨들 3, 누크 컬러, 아이패드.
◇다양한 콘텐츠에 배터리 수명 뛰어나=킨들의 저가공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품질에서의 차별성도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장점은 풍부한 콘텐츠다. 현재까지 킨들에서 구입할 수 있는 책은 약 70만권 정도로 아이북 스토어에서 팔리는 6만권보다 훨씬 많다. 랜덤하우스 등 유명 출판사들은 아직 아이북 스토어에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아마존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종이책이 100권 팔릴 때 전자책은 거의 2배인 180권이 팔렸다.

흑백인 킨들은 컬러 제품인 아이패드에 뒤처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의외로 소비자들은 흑백의 효용을 인정하고 있다. 흑백인 킨들은 눈의 피로도가 덜하며, 상대적으로 배터리도 오래 지속된다. 아이패드의 경우 배터리 수명은 10시간이지만 킨들은 충전없이 2주간 사용할 수 있다.

아마존은 아이패드 출시 이후 TV 광고에서 킨들은 햇볕이 강한 곳에서도 읽기 편해 휴양지에서도 유용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닐슨은 지난 9월 설문조사를 통해 킨들은 상대적으로 부유층 또는 고학력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분석했다.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킨들 사용자의 44%는 연봉이 8만달러 이상이었다. 반면 아이패드 구입자 중 연봉 8만달러 이상은 39%에 그쳤다. 또 킨들 사용자의 27%는 대학원이나 박사학위 보유자로 조사됐다.

◇아이패드, 시장점유율 무섭게 추격=킨들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이패드 위협론이 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체인지웨이브에 따르면 현재 전자책 단말기 시장에서 킨들은 지난달 기준 3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패드가 32%로 그 뒤를 이었다.

아직까지 킨들이 1위를 고수하고는 있으나 아이패드의 추격세를 볼 때 안심하기엔 이르다. 지난 8월과 비교하면 아이패드의 점유율은 16%포인트 늘었으나 킨들의 점유율은 15%포인트 줄었다.

여기에 반스앤노블의 풍부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누크 컬러와 소니의 리더기도 점유율을 확대하는 추세다.

그러나 IT전문가 및 해외 언론들은 전자책 시장이 킨들과 아이패드의 양자 대결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T전문 매체 PC월드는 "아이패드의 진정한 경쟁자는 킨들 뿐"이라며 "연말 쇼핑 시즌에 아이패드와 킨들은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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