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한류 전도사'…화장품 파는 유학파 조선족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10.12.2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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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뷰티 컨설턴트 전운봉씨..日유학파 조선족, 중-일어 유창

명동 '한류 전도사'…화장품 파는 유학파 조선족


한 집 건너 하나씩 화장품 가게라고 할 정도로 '화장품 천국'이 된 명동. 한국 최고 '금싸라기 땅'인 명동에 화장품 매장은 70여 개에 달한다. 가게마다 손님도 넘쳐난다. 특이한 점은 한국인 손님 보다 일본, 중국인 등 외국인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이다.

명동이 외국인들에게 쇼핑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판매직원들에게 외국어 실력은 필수가 된지 오래다. 길거리 홍보에 나선 늘씬한 '도우미' 직원들도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자랑한다.



그래도 중국어와 일어를 동시에 유창하게 구사하는 판매직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여인천하'인 화장품 매장에 남자 직원은 더 귀하기 마련인데,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능력남'이 바로 네이처 리퍼블릭의 명동월드점에서 뷰티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전운봉(33) 씨다.

전국에서 '땅값'이 비싼 걸로도 유명한 네이처 리퍼블릭의 명동월드점에서 지난해 8월 4일부터 일하기 시작한 전 씨는 조선족 3세로 중국 요령성 심양 출신이다. 그는 일본 릿쿄대 심리학과을 졸업한 '유학파'다. 한국은 친구의 권유로 5년 기한인 F2 거주 비자가 발급받게 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고 지난해 7월 31일 명동에 놀러갔다 바로 일자리를 구한 행운의 사나이기도 하다.



"네이처 리퍼블릭 명동월드점에 가봤는데 일본 손님이 하는 말을 한국인 직원이 못 알아듣고 있어 제가 좀 거들었죠. 우연히 그걸 보신 당시 점장님이 같이 일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하셨어요."

연예계로 치자면 '길거리 캐스팅'된 셈이었다. 전씨는 집을 구하고 그로부터 사흘째인 8월 4일부터 정식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중국에선 백화점에 프랑스 등 서양 브랜드 일색인데 요즘은 한국 브랜드가 많이 늘었어요. '한류' 덕분에 중국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이죠. "

그는 명동에서도 외국인들 사이에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는 '한류'를 매일 실감한다. "일본 손님들 중에 매장에 오자마자 '마법크림'을 찾는 분들이 많아요. 셀부스팅 나이트 크림이 일본 TV프로그램에서 마법처럼 예뻐진다고 소개돼 '마법크림'으로 불리고 있는 걸 손님을 통해 알게 됐어요. 그 덕에 마법크림은 콜라겐팩과 더불어 네이처 리퍼블릭 명동 월드점에서 가장 매출이 높아요. 모델인 JYJ(재중·유천·준수)도 그저 고맙죠. 일본 손님들이 너무 좋아하니까요(웃음)."


지난해 결혼해 아내는 고향에 두고 온 전씨. 아내 얘기에 이내 눈시울이 붉어진 전씨는 한국 매장에서 많은 것을 배워 나중에 화장품이나 패션 분야로 사업을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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