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한국기업 잇단 피습···안전 '적신호'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0.12.1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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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에 대한 무장단체의 습격이 잇따르면서 현지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의 안전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아프간 북부 사망간주의 도로공사에 참여 중이던 한국기업 직원 이모씨와 조모씨 등 2명이 아프간 무장괴한 4명에게 납치됐다가 구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 18일에는 아프간 북부 발크주에 위치한 같은 공사 구간 현장에 무장괴한들이 급습,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경찰들과 총격전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방글라데시 근로자 1명이 숨졌으며 7명이 실종됐다. 한국인 직원의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언론들은 아프간 보안당국을 인용해 무장괴한들이 '탈레반'이며 총격전 중 탈레반 지휘지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현지 언론 보도에 대해 진위를 파악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일부 외교 소식통들은 "탈레반의 한국 기업에 대한 조직적 습격이 시작된 것 아니냐"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한국인을 목표로 한 소행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잇달아 발생한 이 같은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는 표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두 사건과 관련된 한국 기업과 관계를 맺고 있는 현지 업체들간 이권 다툼이 무장세력을 개입시켰을 가능성에도 염두를 두고 사건의 진상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두 사건이 아프간에서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알려진 북부에서 연이어 발생했고, 한국 지방재건팀(PRT)이 활동하고 있는 파르완 주와 가깝다는 점에서 한국인의 안전에 대한 우려는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7~8월에도 한국인 직원이 납치됐다가 풀려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정부의 안전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기업도 잇단 습격으로 인해 안전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판단, 한국 근로자 전원을 현장에서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

정부 당국자는 "실종자 수색 작업을 통해 사건 전모를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해 본 후 상황에 따라 경비인력 증강, 공사 지역 축소 등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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