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 몰렸다는 모델하우스, 청약은 '썰렁'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12.0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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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모델하우스 방문객수의 진실

↑ 주말동안 2만여명이 찾았다고 밝힌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현장. 1층 로비에 100여명의 사람들이 눈에 띈다.↑ 주말동안 2만여명이 찾았다고 밝힌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현장. 1층 로비에 100여명의 사람들이 눈에 띈다.


'00모델하우스에 2만명 인파.' '주말동안 관람객으로 북새통.'

최근 신규아파트 분양이 속속 이어지면서 이같은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건설사들은 주말동안 모델하우스에 많게는 수만명이 몰렸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5월 분양한 용인 H아파트와 하반기에 선보인 수원 S아파트, 송도신도시 C아파트 등이 모두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 2만명이 다녀갔다고 주장했다. 분양을 앞둔 인천 D아파트도 2만명을 내세웠다. 하루에 약 7000명이 방문한 셈이다.



건설사들은 모델하우스 입구에 도우미를 배치해 방문객수를 직접 센 결과라고 말한다. D건설사 관계자는 "방문객이 머무르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모델하우스 내부에 있는 사람들의 수가 그리 많지 않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문을 갖는 이들도 많다. 한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는 "무순위에서 공급 주택형이 모두 마감된 세종시 첫마을 '퍼스트프라임'의 경우 지방이지만 꽤많은 사람이 몰렸음에도 3일간 7000여명이 다녀갔을 뿐"이라며 "이 인원이 하루만에 왔다는 것은 중복계산됐거나 방문객수를 부풀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주변 교통상황과 주차장 여건을 미뤄 짐작해도 미심쩍은 부분이 남는다. 한 방문자는 "1시간에 1000명, 10분당 160명으로 따지면 적어도 30~40대의 차가 온다는 소리인데 막상 가보면 주차장에 여유가 있고 교통체증도 심각하지 않다"며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왔는데도 청약결과가 좋지 않은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실제 수도권 분양시장은 공급업체들이 주장하는 모델하우스의 열기와는 대조적으로 썰렁한 편이다. 앞서 2만명이 찾았다고 밝힌 사업장들도 모두 순위내 청약에서 미달됐고 이달 초 공급한 화성 조암 '한라비발디'와 서울 구로구 '고척 월드메르디앙' 등도 3순위까지 모집가구수의 5%도 채우지 못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효과를 위해 방문객수를 부풀리는 것은 사실"이라며 "신규분양시장이 워낙 침체되다보니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방문자들이 청약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분양가 외에 모델하우스 방문객수가 광고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어 부풀리기가 많다"며 "하지만 허위, 과장광고라도 실제 분양계약내용과 관련이 없는데다 구체적으로 파악이 어려워 제재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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