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된 현대건설 매각, 해법은 쉬운데...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10.12.0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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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현대그룹 자료 제출이 유일한 해결책

난장(亂場)이다. 난장도 이런 난장이 없다. 진흙탕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현대건설 매각 얘기다.

처음에는 현대그룹이 막나간다 싶었다. 광고 공세를 두고 도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이번에는 현대차그룹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외환은행에서 돈을 빼내 마내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답지 않다는 평가다.



이렇게 저돌적인 게 '현대 정신'이고, 총성 없는 전쟁터라지만 비방, 소송 등 해도 너무 한다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외환은행도 참 딱하게 됐다. 돈 몇 푼 더 먹어 보려다 아주 골병들게 생겼다. 자승자박이다. 소송을 당할까 두려워 007 작전하듯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시할 수 없는 고객인 현대차그룹이 눈을 부라린다. '어디 한번 해보자'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참에 아예 거래를 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읽힌다.

정책금융공사도 핏대를 높이지만, 말발이 별로 안 먹힌다. 첫 단추를 잘못 꾄 원죄가 있어서다. 처음부터 의문의 1조2000억 원을 매듭지었어야 했다.

당국도 머리 꽤나 아프다. 툭하면 당국에 조사를 요청한단다. 조사 권한 여부도 논란거리다.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면 간단하다. 얼마든 사후 검사를 할 수 있고, 반드시 해야 한다.


이 건은 계약 단계에 불과하다. '그래도 공적자금 투입 기업인데?' 그러기에는 개입 명분이 너무 약하다. 정책금융공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미 개입을 하고 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직접적인 개입은 곧 시장 질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이 될 수 있다.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뾰족한 수는 없는데 난장판의 부담이 모두 당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말 그대로 치킨게임이다. 현대그룹-현대차그룹, 외환은행-정책금융공사가 동서남북으로 찢어졌다. 아무도 물러서려 하지 않는다. 뒷걸음치는 순간 결과가 불 보듯 뻔한 탓이다.

방법이 없다. 현대그룹이 하루라도 빨리 의혹을 해소시켜줘야 한다. 유일한 해결책이다. 양해각서대로 성실하게 자료를 내면 그만이다. 그 전에는 한 발짝도 못나가게 돼 있다.

자료의 내용에 따라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순 있다. 그건 그 때가서 해결하면 될 일이다. 당사자들도 괴롭겠지만, 이전투구를 지켜봐야 하는 관중들도 피곤하기는 마찬가지다. 진흙탕이 스스로 정화되면 더욱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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