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주택가격이 세계적으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각국의 금융시장이 개방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주택가격의 동조화 현상에서 예외적인 나라들도 있다. 일본이 대표적인 예다. 일본의 지가는 1990년대 초 이래 지금까지 장기적인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이나 오스트리아, 스위스, 호주 등의 사례는 주택가격이 금리뿐만 아니라 각국의 인구 및 가구구조, 경제성장률, 주택의 공급상황 등에 의해서도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의 주택정책에 의해서도 주택가격이 세계 각국의 주택가격 움직임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우리나라가 대표적인 예다. 우리나라 주택가격은 2009년 들어 회복세를 보이다가 정부의 강력한 금융규제로 인해 다시 주저앉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런 모습은 2010년 들어 회복세를 보이는 유럽 국가들의 주택가격 동향과 어느 정도 괴리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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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예외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의 동조화 현상은 큰 틀에서 여전히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만 하더라도 지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그 와중에도 일본의 6대 도시 지가는 2005년부터 2008년 사이에 23%가량 상승했다가 2008년 이후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가격의 세계적 동조화 현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미국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Case-Shiller Home Price Index)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 세계 금융위기 이전에는 전문가조차 잘 몰랐던 미국의 주택가격지수를 지금은 온 국민이 알고 있고, 더 나아가 미국 주택가격지수를 보면서 일희일비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미국 주택시장이 국제 금융시장의 향방을 좌우하는 요소라서 그러리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의 세계적인 동조화 현상을 믿는다면 미국 주택가격뿐만 아니라 영국이나 프랑스, 호주나 뉴질랜드,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의 주택가격 동향까지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이로부터 주택가격의 세계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주택가격 흐름도 읽을 수 있으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프랑스, 미국, 독일 등은 2009년 이후 주택가격의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다. 반면 영국, 핀란드, 호주, 홍콩, 싱가포르 등은 2009년 이후 주택가격의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 어느 것이 시장의 흐름인가는 조만간 판명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