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매각, MOU 체결까지...

홍혜영 MTN기자 2010.11.3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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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종목에 대한 내용은 머니투데이방송(MTN)에서 매일 오전 10시50분부터 30분간 생방송되는 기자들의 리얼 토크 '기고만장 기자실'의 '이슈분석' 코너에서 다룬 것입니다. 투자에 참고 바랍니다.]





어제 현대그룹과 채권단이 현대건설 (35,600원 ▲350 +0.99%) 매각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죠. 양해각서를 맺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순탄치 않아보입니다.

<질문1> 홍 기자. 현대건설 매각, 그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지금까지 상황을 정리해주시죠.



- 우선 지난 6월 현대건설의 2대주주인 정책금융공사의 유재한 사장이 기자들과 만나 "대우건설 매각이 마무리되는 대로 현대건설을 시장에 내놓겠다"고 발언하면서 채권단의 현대건설 재매각이 본격적으로 추진됐습니다.

7월 매각주간사를 선정했고 그 다음달인 8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참여한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9월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온 현대차그룹이 돌연 인수 참여를 선언하면서 두 그룹간 치열한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현대가 며느리인 현정은 회장과 시아주버니인 정몽구 회장 간의 다툼으로 비화됐는데요.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 현대상선 지분 때문에 경영권 분쟁으로 번졌습니다. (광고를 통해 서로를 비방하는 등)

10월 들어 채권단은 입찰 참여의향서를 접수했습니다.

지난 15일 본입찰 참가 신청서가 마감됐는데 현대그룹은 독일계 자동차부품회사인 M+W를 전략적 투자자로 끌어들였다가 지분 문제로 전격 철회했습니다.

현대그룹 컨소시엄과 현대차그룹 컨소시엄 간의 예상을 깨고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습니다.

비가격 부문에선 현대차가 앞섰지만 현대그룹이 입찰액 5조5000억 원을 써냈고 현대차가 이에 못미치는 5조1000억 원을 제시하면서 점수가 역전된 겁니다.

하지만 현대상선의 프랑스법인이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으로부터 조달한 1조2000억 원의 출처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논란에 휩싸입니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현대그룹에 나티시스 은행과 맺은 대출 계약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는데요, 현대그룹이 자료제출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양해각서 체결이 무산되거나 연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는데요. 또다시 예상을 깨고 채권단은 어제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그룹과 MOU를 체결했습니다.

다만 "이미 제출한 서류에 허위나 위법 사항이 발견될 경우 MOU와 주식매매계약(SPA) 조항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지하는" 조항을 추가했습니다.

하지만 외환은행이 다른 채권은행들과 협의 없이 단독으로 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어제 MOU 체결소식이 알려진 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들어보시죠.

[인터뷰] 유재한 / 정책금융공사 사장
"충부한 합의를 하지 못한 채 시간에 쫓겨서 외환은행이 일단 MOU에 체결 한 것으로 압니다. 과연 외환은행이 대표 권한을 행사해 MOU를 체결한 절차가 적법한지 법률적인 검토를 해볼 예정에 있습니다."

외환은행이 대표 권한을 행사해 MOU를 맺은 것에 대해 그 효력은 인정하지만 사전 협의 없이 단독으로 일을 추진한 데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겁니다.

채권단은 또 "현대그룹에 다음주 월요일까지 추가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며 자료가 미흡할 경우 MOU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유재한 사장은 또 "자료의 진위를 파악하는 데 필요하다면 감독당국의 힘을 빌리겠다"고까지 말했습니다.

현대그룹은 앞으로 한 달 간 실사를 거쳐 내년 1월 중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3월 중 본계약을 맺게 됩니다.

일단 양해각서 체결엔 성공했지만 채권단 내부에서도 의견 조율에 실패했던 만큼 앞으로 채권단이나 현대그룹 모두 자금 출처를 분명히 해야 하는 과제가 남은 셈입니다.

또 외환은행이 단독으로 MOU를 추진한 데 대해 채권단은 물론 현대차그룹도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나서 후폭풍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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