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반격'… 현대건설 인수전 2라운드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기성훈 기자 2010.11.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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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현대그룹 자격 박탈해야" vs 현대그룹 "승복해라"

현대자동차 (244,000원 ▼3,000 -1.21%)그룹이 침묵에서 깨어났다.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현대그룹에 일격을 당한 이후 약 보름만이다. 들고 나온 카드는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라는 것. 매각 주간사와 채권단에 대한 법적 소송 카드도 함께 들고 나왔다. 그 동안의 침묵이 현대건설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재반격을 위한 준비 기간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외환은행이 29일 단독으로 현대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현대차그룹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현대차그룹의 목표는 MOU 체결을 막는 것이 아니라 현대건설 인수에 있기 때문. MOU가 체결됐다고 해서 게임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이 기자회견을 자청, 현대그룹의 자금출처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면서 상황은 또 급반전됐다. 유 사장은 현대그룹에 오는 12월6일까지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불응할 경우 MOU 해제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현대차그룹, 현대그룹 자격 박탈해야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건설 매각 관련한 현대자동차그룹입장' 성명서를 통해 “현대그룹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밝혔다. 입찰의향서와 함께 제출한 확약서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확약서에는 ‘우선협상자 지정의 적격성 여부 등과 관련해 공동매각 주간사를 통해 합리적으로 요청하는 모든 서류, 자료 및 설명을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매각주간사의 추가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에 확약서를 위반했다는 논리다.

현대차그룹은 “자금에 문제가 없다면 기본적인 서류인 대출계약서 마저 제출하지 않을 리 없다”며 “현대그룹이 이렇듯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나티시스 은행이 은폐와 묵비로 일관하는 것은 문제된 1조2000억원의 자금에 대해 그간 국회와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이 진실임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권단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현대차그룹은 “현시점에서 추가 소명 자료의 제출기한이 또 다시 연기되거나 수정된 내용으로 양해각서가 체결되는 것은 현대그룹의 입찰 위반행위를 눈감아 주는 것이고 부당한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정상적인 절차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채권단과 주간사, 특히 입찰 주관기관인 외환은행까지 응분의 법적책임을 묻는 민형사상 조치에 즉각 착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외환은행이 전체 채권단과의 동의없이 MOU를 체결한데 대해 별도의 소송을 진행할이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법률자문사와 의견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며 “추가 자료제출 기한까지 기다릴 것인지 외환은행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고비 넘긴 현대그룹, MOU 체결 당연한 결과
계속되는 자금출처 의혹으로 코너에 몰렸던 현대그룹은 MOU 체결로 한숨을 돌렸다. MOU가 체결된 만큼 현대건설을 품에 안을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분위기다.

현대그룹은 이날 MOU 체결 직후 "법과 입찰규정에 명시된 모든 자료와 채권단이 요청한 소명을 마쳤기 때문으로 올바르고 공정한 결과"라고 밝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제 MOU를 체결한 만큼 그룹의 역량을 집중시켜 정해진 일정에 따라 현대건설 인수에 필요한 사항들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이에 승복하고 더 이상 근거 없는 소문이나 의혹으로 시장 질서를 혼란시키는 일이나 상대방에 대한 명예훼손 발언 등을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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