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수도권 '냉기' vs 지방 '열기'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2010.11.2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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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9개단지 중 1곳만 순위내 마감
- 해운대 자이 최고 58대1…떴다방 등장
- 수도권 미분양 3만~5만가구 적체 여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지방간 분양시장의 온도차가 크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일부 지방 분양아파트의 경우 최고 5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까지 등장하는 등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는 달리 경기도에서는 청약자가 한명도 없는 '청약률 제로(0)' 단지가 나타나는 등 수도권 분양시장은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썰렁한 수도권 VS 지방엔 떴다방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순위내 청약접수를 받은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의 '송도 캐슬앤해모로'는 총 1426가구 모집에 1065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또 18~19일에 1,2순위 청약을 실시한 LIG건설의 '이수역 리가' 역시 213가구 모집에 87명이 신청, 모집가구수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앞서 이달초 분양을 실시한 '용인 마북 e편한세상'(110가구 모집)은 3순위 접수까지 청약자가 단 한명도 없었고 대우건설의 '수원 인계 푸르지오'는 110가구 모집에 19명만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이달들어 청약을 실시한 수도권 아파트 단지 9개 중에서 '용산 센트레빌 아스테리움'만이 유일하게 순위내 마감을 기록했다. 그나마 이 역시도 3순위에서 가까스로 모집 인원을 채웠다.

이같은 수도권 분양시장의 분위기는 최근 열기를 나타내고 있는 지방 분양시장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 GS건설이 이달초 부산 우동에서 분양한 '해운대 자이'는 청약 전부터 모델하우스 주변에 '떴다방'이 늘어서고 1순위 접수에서 최고 58대 1, 평균 23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되는 등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달 말 분양된 대우건설의 '당리 푸르지오' 역시 평균 7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모집가구수를 모두 채운 바 있다.

◇분위기 차이 '왜?'

전문가들은 수도권과 지방 분양시장의 이같은 상반된 분위기에 대해 공급 물량의 크기와 분양가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잇따라 청약 호조를 보인 부산 신규단지의 경우 대체로 공급 주택형의 크기가 작은데다, 분양가도 인근 시세와 비슷하거나 싸게 책정됐다. 그만큼 수요층이 두터운 소형 주택형이고 값이 싼 물건이 공급된 것이다.

반면 수도권에서 잇따라 고배를 든 신규사업장의 경우 주택형이 크거나 공급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책정되는 등 실수요층을 유인할 수 있는 메리트가 적었던 것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분양이 꾸준했던데다 고양 등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미분양 적체가 여전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현재 수도권의 미분양 가구수는 3만~5만 가구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변시세보다 싼 가격에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과 분양시기가 맞물린 점도 수도권 청약 결과에 영향을 줬다는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수도권과 지방의 전반적인 수급 상황이나 신규단지의 가격 수준 등을 감안했을 때 청약시장의 온도차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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