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현대품으로··· 현대건설 내부 '희비'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10.11.1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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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간 2파전으로 치러진 현대건설 인수전이 예상을 뒤엎고 현대그룹의 승리로 끝난 16일. 피인수업체인 현대건설 (34,250원 ▼850 -2.42%) 임직원들도 채권단 결과발표에 촉각을 세우며 인수전 결과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현대건설 고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경제논리에 따라 공정하게 선정됐을 것으로 믿는다"며 "인수전에서 승리한 현대그룹이 나머지 절차를 잘 마무리 해 현대건설의 장기적 발전에 도움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금력 등이 우세한 현대기아차그룹의 승리를 예상했던 목소리가 컸던 만큼 의외라는 반응도 많았다. 직원 A씨는 "사내에선 현대차쪽이 유리할 것이란 얘기가 많았다"며 "현대그룹이 베팅을 세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높은 인수가격이 회사 발전에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왔다. 직원 B씨는 "인수가격이 시장가격을 훨씬 초과함에 따라 기술개발이나 고부가가치사업 발전 전략이 타격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노조는 현대그룹 우선협상자 선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임동진 노조위원장은 "이번 인수전이 대우건설 사례처럼 '승자의 저주'로 귀결된다면 채권단이 대한민국 경제를 망가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지금의 현대건설이 있기까지 직원들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 왔다"면서 "채권단 측에 구체적인 선정기준과 과정을 요구할 예정이며 현대건설 매각차익이 정당하게 사용되는지를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수전이 과열됐던 만큼 크고 작은 후유증도 예상된다. 특히 현대차 측의 인수가능성을 높게 보고 이른바 '줄대기'를 시도했던 현대건설 고위 임원들은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앞서 현대건설의 적지 않은 고위직들이 현대차그룹측과 접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인수를 상정, 자천타천 고위직 후보로 거론됐던 전직 임원들도 현대그룹 승리에 허탈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선 현 김중겸 사장과 현대건설 사장 자리를 놓고 경합했던 인사들이 인수전 내내 주목 받아왔다.

반면 과거 현대그룹 계열분리 전 지금의 현대그룹 측 인사들과 가까웠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물밑경쟁이 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실사작업이 끝나는 연말까지는 재무담당 책임자 등 내부 임원들의 자리조정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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