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싱가포르 정부가 직접 입찰참여 요청'

머니투데이 마리나베이·센토사(싱가포르)=송지유 기자 사진=이명근 기자 2010.11.1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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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의 혼' 세계에 심는다 ②아시아편(1)]마리나베이샌즈호텔 & W호텔


- 외국업체 포기한 '人자' 형태 건물 공사 성공
- 호텔 첫 그린마크 최상위등급 '플래티넘' 인증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복합리조트 및 호텔ⓒ이명근 기자↑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복합리조트 및 호텔ⓒ이명근 기자


"래플즈시티부터 스위스호텔 더 스탬포드, 마리나베이샌즈까지 싱가포르에서 유명한 호텔은 대부분 쌍용건설에서 지은 겁니다. 싱가포르 국민 대다수는 쌍용이 한국에서 가장 큰 건설사인 줄 알고 있어요." (싱가포르 주재 A금융사 임원)



싱가포르에서 쌍용건설 (0원 %)은 특별한 건설업체다. 깐깐한 건설감리로 유명한 싱가포르 정부가 직접 찾아와 입찰 참여를 요청할 정도로 수준높은 기술력과 성실함을 겸비한 회사. 전 세계에 시공한 고급호텔 객실만 1만3000여실.

최근엔 싱가포르의 국책사업인 마리나베이샌즈(MBS) 복합리조트의 중심 프로젝트인 호텔을 준공한데 이어 싱가포르 센토사섬에 짓고 있는 W호텔로 쌍용건설이 다시 한번 세계 건축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백휘 MBS 현장소장ⓒ쌍용건설↑백휘 MBS 현장소장ⓒ쌍용건설
◇현대 건축기술이 빚어낸 기적 'MBS 호텔'
지면에서 최고 52도 기울어진 건물로 세계 건설시장 핫이슈로 떠오른 싱가포르 MBS 호텔 로비는 각국에서 찾아온 투숙객과 관광객으로 연일 붐볐다. 지상 55층 3개동 총 2561객실 규모의 건물이 1층에선 양쪽으로 갈라졌다가 23층에서 하나로 합쳐지는 경이로운 건축물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세계적인 카지노 호텔업체인 샌즈(Sands)그룹이 지난 2007년 발주한 8억3000만달러(한화 9000억원)의 대규모 사업으로 세계 14개 건설사가 뛰어들었지만 '입(入)'자 모양의 까다로운 설계 때문에 예정된 기간 내에 완공할 수 있는 공사 방법을 쉽게 찾지 못했다.

쌍용건설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던 일본 시미즈, 프랑스 드라가지, 홍콩 개몬 등 유명 건설사도 발주처의 까다로운 요구를 맞추지 못해 입찰 과정 중 줄줄이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쌍용건설은 설계 원안대로 당당히 수행했다. 48개월인 공사기간도 27개월로 단축해 발주처로부터 당초 계약 공사비 외에 추가로 상당한 금액의 보너스까지 따냈다. '도대체 어떻게 지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드는 경사도. 아름다운 만큼 시공과정은 험난했다.

백휘 MBS 현장소장(상무)은 "양쪽의 구조물이 만나 입(入)자 모양을 구성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지지없이 가파른 경사로 올라가기 때문에 저층부 공사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며 "세계 최초로 휘어진 건물 지하에 고정점을 만들어 놓고 건물이 안쪽으로 쓰러지지 않게 아래에서 쇠줄로 당기면서 층을 높이는 특수 공법 등을 적용해 공사를 마쳤다"고 말했다.

3개동 호텔 꼭대기를 연결하는 길이 343m, 폭 38m 규모 스카이파크 공사 역시 쉽지 않았다. 축구장 2배 크기인 1만2408㎡ 면적, 중형 승용차 4만3000대와 비슷한 6만t 무게의 데크를 건물 위에 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백 소장은 "휜 건물에 적용되는 무게를 곧게 선 옆 건물로 분산하는 공법을 이용해 무사히 작업을 끝냈다"며 "입장료(싱가포르달러 20달러)를 따로 내고 MBS 스카이파크의 아찔한 야외 수영장과 전망대, 정원, 산책로를 구경하러 오는 관광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이 시공중인 싱가포르 센토사 W호텔ⓒ이명근 기자↑쌍용건설이 시공중인 싱가포르 센토사 W호텔ⓒ이명근 기자
◇센토사섬 최고급 친환경 건축물 'W호텔'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의 최고급 관광휴양지인 센토사섬에도 세계적인 고급호텔인 W호텔을 단독으로 짓고 있다. 이 공사는 싱가포르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CDL이 발주한 것으로 최고급 호텔, 콘도미니엄, 오피스, 상업시설로 구성된 '퀴사이드 컬렉션' 사업 중 호텔 부문.

W호텔은 지하 1층 지상 7층 1개동 총 240실 규모로 센토사섬 해안선을 따라 들어선다. 공사비는 1억3000만달러(1500억원)다. 해변에서 파도가 치듯 건물 전체가 2개로 갈라지는 독특한 형상으로 500석 규모의 연회장, 요트 선착장, 최고급 레스토랑, 수영장, 개인용 스파 등 부대시설이 갖춰진다.

↑장성익 쌍용건설 싱가포르 센토사 W호텔 현장소장ⓒ쌍용건설↑장성익 쌍용건설 싱가포르 센토사 W호텔 현장소장ⓒ쌍용건설
이 호텔은 연평균 기온이 32~34℃인 싱가포르에서 냉방을 하지 않고도 내부를 24℃ 이하로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낮에는 열을 차단하고 밤에는 열을 흡수하는 자재와 열전도율이 낮은 특수유리를 채택했다. 빗물의 3분의 2를 재활용해 연간 약 5억2000만원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장성익 W호텔 현장소장은 "지난 5월 싱가포르 건설청으로부터 호텔 중에는 처음으로 그린마크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W호텔의 브랜드에 걸맞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공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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