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와인의 중심에 서다.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0.11.0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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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인기행(4) 꺄베르네 쏘비뇽 마을, 뽀이약

흔히들 와인전문가들이 표현하는 와인의 수는 하늘의 별만큼이라고 표현한다. 그중에서 유럽의 와인은 다양하다. 이에 프랑스의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본다

와인을 제대로 즐기려면 오감을 먼저 일깨워야 한다. 눈으로 색을 확인하고, 코로 향을 느끼고, 혀로 맛을 음미하는 과정 속에서 와인의 아로마가 만들어 내는 향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수 많은 와인 생산국 중에서도 프랑스. 그 중에서도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보르도 와인은 레드, 로제, 드라이 화이트, 세미 스위트 화이트, 스위트 화이트, 스파클링인 크레망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와인이 포함되기 때문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와인의 아로마를 다 가지고 있다.

지금부터 천의 얼굴을 가진 보르도 와인의 매력 속에 흠뻑 빠져보자. [편집자주]




보르도 마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 하나를 꼽으라면 와인 애호가들 대부분은 뽀이약(Pauillac)을 선택할 것이다.

전설적인 프랑스의 5대 샤또 중 샤또 라피트 로칠드(Chateau Lafite-Rothschild), 샤또 무똥 로칠드(Chateau Mouton-Rothschild)와 샤또 라뚜르(Chateau Latour)가 뽀이약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
ⓒ Beautiful Scene박성일, 엄지민ⓒ Beautiful Scene박성일, 엄지민


뿐만 아니라1,183 헥타아르 면적의 뽀이약 산지에는 1855년 등급 분류된 그랑 크뤼 와인이 18개로 프랑스 와인 생산지 중 가장 많다. 이 18개의 그랑 크뤼 와인이 뽀이약 AOC 생산의 66%를 차지하고 있으니 와인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지롱드강 하구와 보르도 중간에 위치한 뽀이약은 오랜 시간 지롱드강의 물줄기를 타고 내려와 쌓인 자갈 토양으로 자연 배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포도나무의 뿌리가 땅속 깊이 파고들어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 할 수 있다.


따라서 꺄베르네 쏘비뇽 특유의 개성이 잘 살아 있는 집중력 있는 과일 맛에 중후함이 드러나는 강건하고 남성적인 와인이 탄생된다.

고급와인의 중심에 서다.
장기 숙성 시킨 뽀이약 와인은 풍요로운 아로마와 섬세한 부케가 계속해서 피어나는 놀라운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유명해, ‘숙성을 기다려볼 만한 가치가 있는 와인’ 혹은 ‘가장 메독스러운 와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뽀이약이 와인 생산지로 영광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 그리 오래 전 일은 아니다. 중세 말부터 생겨난 포도밭은 17세기 초에 차츰 확장 되었고, 18세기가 되어서야 오늘날의 와인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되었다.

이렇게 생산된 와인이 전 세계인들의 찬사를 받게 되기까지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18세기부터 와인을 가득 실은 운송선들이 뽀이약을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이 곳이 왕성한 항구 역할을 하게 된 것.

상업적인 항구로 번영의 중심이 된 뽀이약의 와이너리들이 19세기에는 뽀이약의 지리적 조건을 사용해 와인을 알리는데 힘썼고, 결과적으로 전 세계의 와인 애호가들에게 최고의 와인 생산지로 소개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뽀이약에 그랑 크뤼 와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1등급 와인 못지 않는 맛과 향을 지닌 와인들도 많이 생산되는데, 그 중에서도 샤또 피숑 롱그빌 꽁떼스 드 라랑드(Chateau Pichon Comtesse de Lalande)는 풍부한 질감과 달콤함이 어우러진 완벽한 조화를 자랑한다.

또한 그랑 크뤼 와인의 파워풀한 느낌과는 사뭇 다른 섬세하고 우아한 향은 이 와인만의 매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17세기에 만들어진 샤또 피숑 롱그빌 꽁떼스 드 라랑드(Chateau Pichon Comtesse de Lalande)는 원래 샤또 피숑 롱그빌 바롱(Chateau Pichon-Longuevill-Baron)과 함께 하나의 와이너리 였으나, 설립자인 피숑 롱그빌 남작이 사망하면서 아들에게는 피숑 롱그빌 바롱을, 딸에게는 피숑 롱그빌 꽁데스 드 라랑드를 물려주어 두 개의 와이너리가 나눠졌다고 한다.

백작 부인의 초상화, 샤또 오너가 쓰던 가구와 실내 장식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피숑 롱그빌 꽁데스 드 라랑드는 와인 수송에 사용됐던 거대한 돛단배들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뽀이약의 모습과 어우러지며 프랑스 와인 역사를 대변해주고 있다.

샤또 피숑 롱그빌의 세컨드 와인으로는 레 뚜렐 드 롱그빌(Les tourelles de Longueville)이 있다. 이 와인은 뽀이약의 전형적인 아로마에 완벽한 균형미를 지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세컨드 와인 중 하나다.

적절한 산도감과 실키한 팔레트 느낌에 뽀이약 특유의 스파이시함을 잊지 않고 느끼게 해주어 보다 경제적인 가격에 뽀이약 와인을 즐기고 싶다면, 이 와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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